사랑이 묻어나는 식탁
어느 휴일, 점심 식사의 기록
(BGM - 검정치마 'Everything')
누구에게나 그런 음식쯤은 하나 있을 것이다
이름하야 '힐링푸드'.
나에게는 그런 음식들이 꽤 많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호박잎쌈과 강된장'이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에 비하면
(예를 들면, 회, 소고기, 초밥, 대창 등등)
꽤나 소탈한(?) 음식인 이 조합은
친정엄마가 여름에 자주 해주던 메뉴였는데
이 음식이 나의 힐링푸드까지 된 이유는
간단하지만 정성이 느껴진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이 메뉴를 먹을 때마다
꼭 첫 입은
호박잎쌈에 따끈한 밥과 강된장을 알차게 싸서
내 입에 넣어주던
엄마의 손에서 느껴지는
더 따끈한 사랑 때문이 아니었다 싶다
엄마가 그리운지, 힐링이 필요한지
아니면 그냥 입맛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요 근래 자꾸 호박잎쌈과 강된장이 아른거려
남편과 같이 호박잎을 찾아봤는데 구하기가 쉽지않아
포기하고 있던 찰나,
최근 다녀온 시댁에서
무심코 툭 던진 '호박잎쌈이 먹고싶다'는 말 한마디에
전날 하나하나 껍질까지 벗겨
봉지 가득 호박잎을 준비해주신 시어머니
시부모님의 사랑 듬뿍 받고
다시 돌아온 우리 집
그래서 오늘 점심은
잘 데친 호박잎,깻잎쌈과
처음 만들어본 강된장으로 식탁을 꾸렸다
그리고 오늘 점심의 첫 입은
엄마가 그랬듯,
잘 데쳐진 호박잎에
따끈한 밥과 강된장을 듬뿍 얹어
야무지게 쌈을 싸서 남편 입으로 슝 -
행복해하는 남편을 보고 생각했다
'오늘의 식탁은 사랑이 묻어나는 식탁이라고'
호박잎쌈은 사랑을 타고 -
친정엄마가 해주던 음식을 내가 해 먹을때의 그 묘한 감정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 그토록 먹고싶었던 나의 힐링푸드는 말 그대로 힐링, 꿀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