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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블리 Aug 15. 2023

사랑이 묻어나는 식탁

어느 휴일, 점심 식사의 기록

(BGM - 검정치마 'Everything')



누구에게나 그런 음식쯤은 하나 있을 것이다


이름하야 '힐링푸드'.


나에게는 그런 음식들이 꽤 많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호박잎쌈과 강된장'이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에 비하면 

(예를 들면, 회, 소고기, 초밥, 대창 등등)

꽤나 소탈한(?) 음식인 이 조합은

친정엄마가 여름에 자주 해주던 메뉴였는데


이 음식이 나의 힐링푸드까지 된 이유는


간단하지만 정성이 느껴진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이 메뉴를 먹을 때마다


꼭 첫 입은

호박잎쌈에 따끈한 밥과 강된장을 알차게 싸서

내 입에 넣어주던

엄마의 손에서 느껴지는

따끈한 사랑 때문이 아니었다 싶다





엄마가 그리운지, 힐링이 필요한지

아니면 그냥 입맛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요 근래 자꾸 호박잎쌈과 강된장이 아른거려

남편과 같이 호박잎을 찾아봤는데 구하기가 쉽지않아

포기하고 있던 찰나,


최근 다녀온 시댁에서

무심코 툭 던진 '호박잎쌈이 먹고싶다'는 말 한마디에


전날 하나하나 껍질까지 벗겨

봉지 가득 호박잎을 준비해주신 시어머니




시부모님의 사랑 듬뿍 받고

다시 돌아온 우리 집


그래서 오늘 점심은

잘 데친 호박잎,깻잎쌈과

처음 만들어본 강된장으로 식탁을 꾸렸다


그리고 오늘 점심의 첫 입은

엄마가 그랬듯,


잘 데쳐진 호박잎에

따끈한 밥과 강된장을 듬뿍 얹어

야무지게 쌈을 싸서 남편 입으로 슝 -


행복해하는 남편을 보고 생각했다


'오늘의 식탁은 사랑이 묻어나는 식탁이라고'


호박잎쌈은 사랑을 타고 -


친정엄마가 해주던 음식을 내가 해 먹을때의 그 묘한 감정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 그토록 먹고싶었던 나의 힐링푸드는 말 그대로 힐링, 꿀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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