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있는 그대로.
(BGM- Brown Eyed Soul 'My story')
기록은 왜 할까?
-
떠올려보면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로 반강제적인 일기를 썼던 것부터
지금은 시간을 쪼개서라도
기록하고 싶어 쓰고 있는 이 글까지.
때마다, 저마다 이유는 조금씩 달랐다
브런치의 기록만 두고 보면
처음 시작은
누군가의 기록이 나에게 닿아서였다
(나의 브런치 첫 글 참조)
그럼 지금은?
잊고 싶지 않아서.
잊기 위해서.
많은 것이 생략되어 있어서
표현만 보면 공존할 수 없는 두 마음들이
나를 기록하게 한다
작년 늦봄.
내 인생 통틀어 두 번째 요가를 배운 적이 있다
첫 요가수업은 중학교 방과 후 수업.
그땐 왜 요가를 하고 싶었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쟁기자세를 하며 성취감을 느꼈던 나는 남아있다
첫 번째 요가가 나에게 남긴 기록이었다
-
두 번째 요가는 친정에서 육아 중일 때였다
아이가 깨기 전, 혹은 아이가 깰 때쯤
어슴푸레한 새벽하늘과 맑은 공기를 마주하며
일주일에 2번 가는 그 새벽요가가
나에게는 잠깐의 산책, 여행이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 시작한 요가는
어떠한 사정으로 한 달 만에 끝이 났지만
그 한 달이 준 깨달음은 꽤나 컸다
-
첫째, 내 몸이지만 내 마음대로 다루기까지는
엄청난 노력과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
둘째, 몸을 다스리는 데에는 마음이,
마음을 다스리는 데에는 몸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
셋째, (이게 가장 큰 깨달음이었다)
비교하지 않는 마음.
- 이게 가장 큰 깨달음인 이유는
비교하고 싶지 않아 몸부림치고 애써도 늘 비교하는 내가
그 누구와도, 그 무엇과도 비교하지 않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경험을 해서였다
나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걸 해낸 셈.
두 번째 요가는 나에게 이런 기록으로 남았다
어쩌면 지금 나에게 기록은
두 번째 요가가 나에게 주었던 깨달음과
조금 닮아있는지도 모른다
비교하지 않는 마음.
-
일단은 기록하는 순간에는
그 어떤 비교도 떠오르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비교가 떠오르는 순간
기록을 멈추거나 시작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자유롭고 더 어렵다
그래서 더 솔직하고 솔직하지 못하다
- 글에서 표현하는 것만큼 현생을 살지 못해서.
그래서 좋다
있는 그대로라서.
비교하는 나도,
비교하지 않는 나도.
깨달은 나도,
깨달은 만큼 살지 못하는 나도.
공존할 수 없는 내가
공존할 수 있어서.
26.03.06. 금 05:52 AM
채 잠 못 이룬 새벽.
그렇게 오늘도
몸과 마음에서 꺼내어
기록하며 새기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