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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블리 Jun 14. 2023

'칭찬'의 '장점'화(化)

- 상담전문가의 길은 멀고도 어려워...

(BGM- Ellie Goulding 'How Long Will I Love You' (어바웃 타임 OST))


현재 시각 밤 10시 45분.

평소에는 늘 귀찮음에, 혹은 피곤함에 무언가를 할 엄두 혹은 시도조차 내지 않는 시간이지만

오늘은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 노트북을 켜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이다.


지난 한 주는 너무나도 행복한 교토, 오사카에서의 시간을 보내고(이 행복한 추억여행은 곧 기록예정이다)

꿈인가, 꿈이라면 좀 더 길게 꾸게 해주세요-라는 바람이 무색한 월요일 출근을 마치고서

이번주 금요일에 만날 내담자의 심리검사 해석이 막막해

나의 심리검사 및 상담 슈퍼바이저이자, 최고의 동료이자, 평생의 동반자 남편에게 SOS를 쳤다


남편은 언제나, 늘, 그렇듯, (이 말은 당연하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언제나, 늘, 그렇듯, 감동이다)

하던 일을 바로 중단하고 내 이야기에, 내 사례에 누구보다 열심히 귀 기울여 들어주고, 생각해주고,

마음을 다해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그런 남편의 모습을 보고 또 한번 생각했다

'나는 아직 슈퍼바이저가 되기에는 멀었어. 슈퍼바이저란 무릇 남편처럼 지식과 열정이 겸비된 사람이 해야지, 나는 아직 부족함이 넘쳐나는 사람일 뿐이야' (실제로는 '난 쓰레기야'라고 이야기함)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남편은 이야기했다

'너는 늘 나를 믿어주고 잘한다고 이야기해주고 나는 그게 참 고맙고 좋아. 하지만 그게 너는 늘 부족하고 모자란다는 생각으로만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부족함이 있으면 채워가는 과정인거지, 얼마나 부족함이 많은지 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더 가지면 좋겠어. 내가 전문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확신을 가져야 정말로 내가 전문가로서, 혹은 내 생각에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해야 할 때 할 수 있게 돼. 평소에 내가 확신을 가지지 못하면 정말로 그렇게 해야 될 때 갑자기 그렇게 할 순 없어. 유재석이 그러더라. 평소에 욕을 많이 하면 욕 할 일 밖에 안 생긴다고.


유튜브 <뜬뜬> 유재석 어록 1
유튜브 <뜬뜬> 유재석 어록 2
유튜브 <뜬뜬> 유재석 어록 3
유튜브 <뜬뜬> 유재석 어록 4
유튜브 <뜬뜬> 유재석 어록 5


그래서 그 말을 듣고 남편에게 다시 이야기했다.


'여보, 나는 아직 쑥쑥 자라나는 애기나무야.'


그런 나를 남편이 토닥여주며 이야기했다.


' 그러니까 누군가가 너에 대해 칭찬을 이야기하면 그걸 '기분좋음' 혹은 '기분전환' 정도로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 칭찬이 정말로 너의 장점이 되었으면 해.


나도 그 전에는 더 많은 칭찬을 받기 위함인지는 몰라도 칭찬을 하면 무조건 '아니'라고 부정했었는데

지금은 누군가 나에게 칭찬하면 이렇게 이야기해.


'고마워. 너가 칭찬해 준 부분이 나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많이 노력했던 부분이거든. 근데 그 부분을 너가 칭찬해주니 내가 더 기분이 좋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나도 자존감이 올라가고, 상대도 칭찬해주게 되니

그 대화를 나눈게 난 너무 좋더라.'


이 말을 하는 남편의 눈이 반짝반짝.  볼이 귀엽게 올라가 싱긋 웃는, 내가 좋아하는 웃음 띈 표정을 짓는데

순간, 아. 이건 기록으로 남겨야겠단 생각이 -


그리하여 귀찮음과 피곤함을 무릅쓰고 노트북 앞에 앉아 이 글을 기록하게 되었다는, 나의 사랑꾼 아내의 면모를 맘껏 뽐내며 오늘 글을 마무리해본다.


이게 바로 칭찬의 장점화(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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