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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블리 Nov 13. 2024

엄마가 엄마에게

- 취향을 공유하다

(BGM-Ra.D '엄마')


친정엄마가 육아를 도와주기 위해 올라와 함께한지

어느덧 2주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아이의 수유텀, 수면패턴 등의 안정화를 위해

처음 1주차 밤육아는 엄마가 도맡아했고

기에 더해 삼시세끼 식사도 도맡아 해주었다


덕분에 나와 남편, 우리 아가 지호는 건강하게 자라났다


2주차에 접어들어서부터는 남편의 본격적인 휴직이

시작될 무렵이어서 밤육아를 분배하기 시작했다

(분배라고 하지만 여전히 주로 엄마가 도맡아해주었다)




더해서 남편의 배려로 엄마와 둘만의 시간도 생겼다


엄마와 처음으로 함께 오마카세 식당에 가서 식사도 즐기고

그러면서 엄마의 음식취향도 알아가고


광어연어사시미, 참돔스시, 연두부가지튀김. 엄마 픽 음식들. 엄마도 나와 같이 탱글한 식감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이었다


근처 공원에서  같이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엄마와 나란히 어깨동무를 했는데 어느덧 나보다 작아진

엄마의 키가 시간의 흐름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가을풍경. 그 길에 서 있는 엄마의 뒷모습.


엄마는 '육아 도와주러 와서 너무 많이 놀러다니는거 아니냐'며 고 했지만 존재만으로 너무나도 큰 힘이 되주는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해줄수 있는게 있어 기뻤다

(배려해준 남편에게 다시 한번 감사)





더해서 엄마에게 내가 해줄 수 있었던 또 하나는

바로 요리였다


엄마에게 한번도 제대로 된 요리를 해줄 일이 없었는데

드디어 그 기회가 생긴 것이다


처음 시작은 그냥 별 생각없이 '오늘은 저녁을 뭐먹을까'하다 내가 '간단하게 김치찌개먹자'라고 하고 삼겹살김치찌개를 끓이는데서 출발했다


김치찌개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엄마가 레시피를 궁금해했고 그러면서 '내가  끓인것보다 맛있네'라고 했다

그 반응이 또 나는 너무 신기하고 좋아서 엄마에게 레시피를 알려주며 요리를 대접했다


그러다 예전에 엄마가 스치듯 '나도 한번 먹어보고싶다'고 했던 어묵/불어묵김밥이 생각나서 장을 봐서 만들었다


엄마는 이번에도 '간이 딱 맞네. 진짜 맛있다'라는 반응.


신이 난 나는 엄마와 데이트 때 (오마카세 집 말고 한번 더 데이트를 했음) 먹은 우렁강된장과 제육볶음을 엄마가 너무 맛있어해서 그대로 집에서 재현해보았다

일명 모듬쌈밥정식. TMI지만 엄마는 쌈마니아다.

엄마의 반응은 역시나

 '너무 맛있다, 제육 레시피도 배워야겠다. 나보다 잘하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남편에게 내 요리에 대한 칭찬을 하며

살림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


엄마가 육아를, 나를 케어해주기 위해 애쓰는 마음에  

조금이나마 요리에 마음을 담아 엄마에게 보답한거같아

마음이 놓인,




이제는 자식을 둔 엄마로서

서로 함께할 이야기도, 해줄 것도

많아졌다는 사실에 행복한.


그렇게 엄마와 또 한번 친해져가는중.




엄마가 엄마에게 주는 여러가지 사랑의 모양들.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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