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어르신의 창가에는 평온함만 머물기를
유난히 어르신의 몸이 천근만근인 하루였다.
치료 기간 동안에 쌓인 피로는 어깨를 짓누르고, 마스크 사이로 뱉어내시는 숨조차 가쁘게 느껴졌다.
처방받은 강한 약 기운 때문인지 정신은 자꾸만 아득해지셨고, 몇 번이고 꾸벅꾸벅 졸음과 싸우며 간신히 버텨낸 하루셨다.
“어르신, 오늘 치료받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오후에도 치료 있으니까 보호자님하고 같이 잘 챙겨서 다녀오셔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하셨다.
“그래, 알았다... 조선생아.”
평소와 다름없는 짧은 대답.
하지만 어르신은 무언가 망설이는 듯
잠시 뜸을 들이시더니, 이내 작게 웅얼거리는
소리로 나를 다시 불러 세우셨다.
“근데 내일... 우리 또 볼 수 있겠나?”
그 짧은 문장이 가슴 한구석을 ‘쿵’ 하고
내려앉게 만들었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마음속엔 수많은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하지만 나는 프로여야 했고,
나의 동요가 어르신께 불안이 되지 않도록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럼요, 어르신. 내일 또 봐야지요. 내일은 같이 체조도 하고, 아침마당도 같이 보셔야지요.”
나의 씩씩한 대답에 어르신은 힘없이 웃으시며 한 마디를 덧붙이셨다.
“근데 내 몸이 이래 안 좋아가... 내 오래는 못 살 것 같데이...”
그 말은 퇴근길 내내,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밤까지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차가운 공기 때문인지, 아니면 어르신의 예감 때문인지 마음이 자꾸만 허전하고 휑했다.
우리가 매일 습관처럼 주고받는 '내일'이라는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이토록 간절하고도 불확실한 약속일 수 있다는 사실이 아프게 다가왔다.
오늘 밤, 어르신의 창가에 평온함만 머물기를.
그리고 내일 아침,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마주
앉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어르신, 오늘 밤도 부디 무사무탈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