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그 이상의 관계
우리는 월요일에 다시 만나는 가족입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우리는 '주 5일제 가족'이 됩니다.
혈연으로 맺어진 사이는 아니지만, 우리는 매일 아침 서로의 안부를 묻고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숨소리를 나눕니다. 누군가의 부모였고, 누군가의 전부였을 어르신의 쇠약해진 등을 닦아드리며 나는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시간제로 묶인 계약 관계 이상의 무언가로 연결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요.
금요일 오후가 되면, 나는 늘 같은 당부를 남기고 나섭니다.
"어르신, 주말 사이에 절대 아프시면 안 돼요.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 우리 월요일에 웃으면서 다시 만나요."
마치 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을 배웅하듯, 신신당부를 하는 내 손을 어르신은 주름진 손으로 꼭 맞잡으십니다. 그 온기가 금요일 퇴근길 내내 손바닥에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주 5일제'라는 유통기한은 토요일 아침이면 이내 무색해집니다.
눈을 뜨면 문득 어르신의 창가가 떠오릅니다.
'오늘 아침 식사는 입에 맞으셨을까?'
'거칠어진 호흡은 조금 편안해지셨을까?'
'제때 약은 챙겨 드셨을까?'
내 가족과 따뜻한 밥을 먹다가도, 창밖의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기라도 하면 내 마음은 어느새 그분의 낡은 방 안으로 달려가 있습니다.
주말이라는 휴식의 공간 속에서도 내 생각의 한 조각은 늘 어르신 곁에 머뭅니다.
어쩌면 이제 우리는 '주 5일제 가족'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몸이 닿아 있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은 마음이 닿아 있으니까요.
몸이 떨어져 있어도 생각은 늘 곁에 머무는 법이니까요.
서로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으로 이미 우리는
매일매일 '진짜 가족'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