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오지 않을까봐 겁이 났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혼자만의 걱정

by soosays

기다림 끝에 들린 문소리, "조 선생 왔습니더!"


​눈을 떠보니 시곗바늘은 이미 9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평소라면 벌써 집안에 온기가 돌았을 시간.

하지만 집안은 고요했다. '조 선생이 아직 안 왔나.' 잠결에 스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불안을 키웠다. 내가 자고 있어서 그냥 돌아간 걸까, 아니면 이제 우리 집에 안 오기로 한 걸까.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간사해서, 늘 곁에 있던 빈자리가 보이면 가장 나쁜 시나리오부터 써 내려가곤 한다. '어디 아픈 건가, 아니면 알라가 아파서 유치원도 못 간 걸까.'


​전화를 한 번 해봐야겠다 싶어 연락처를 뒤적이며 "어디 보자... 조 선생이 어딨 더라" 혼잣말을 읊조리던 그때였다.


​"어르신! 조 선생 왔습니더!"


​헐레벌떡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씩씩한 목소리가 정적을 깨트렸다. 오늘따라 알라 유치원 차가 늦게 오는 바람에 조금 지각했다며, 숨을 몰아쉬며 웃는 얼굴. 그 얼굴을 보니 겹겹이 쌓였던 걱정들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래, 조 선생아. 와 인자 왔노."


​애써 덤덤하게 대답했지만 속으론 참 다행이다 싶었다. 오지 않을까 봐 걱정했다는 말, 혼자 별별 생각을 다 했다는 말은 쑥스러워 삼켰지만, 대신 진심을 담아 한마디를 보탰다.


​"와줘서 고맙다, 오늘도."


​그러자 조 선생은 특유의 구수한 사투리로 내 마음을 꽉 채워주었다.


​"어르신! 제가 어딜 가겠습니꺼! 어르신 옆에 찰싹 붙어있습데이."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기다림에 끝내 화답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당연한 듯 당연하지 않은 일상이 주는 행복이 오늘 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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