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픔을 조금은 배웠노라.

입원실에서 비로소 이해하게 된 당신의 하루

by soosays

당신의 아픔을 조금은 배웠노라


​어쩌다 보니 입원을 했다.

정밀 검사를 위한 며칠간의 여정이라지만, 병원이라는 낯선 공간에 몸을 뉘이는 일은 생각보다 보통 일이 아니었다.


​쉴 새 없이 바뀌는 환경,

팔을 타고 흐르는 차가운 주사액,

그리고 낯선 잠자리에서 마주하는 타인들의 숨소리. 그 모든 생경함 속에서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아, 어르신은 이렇게 계셨겠구나.'


​오랜 투병의 시간 동안 지칠 대로 지친 몸이

이 모든 소음과 통증의 시간을 묵묵히 지나쳐 왔음을, 이제야 집으로 돌아오신 그 걸음이 얼마나 무거웠을지를 나는 이제야 짐작해 본다.


내가 겪는 이 며칠의 불편함이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전부였음을 깨닫는 순간, 코끝이 찡해졌다.


​퇴원하면 더 잘해 드려야지. 내 팔에 숭숭 난 바늘 구멍을 보여 드리며, 당신이 겪었을 그 수많은 구멍들의 무게에 대해 이야기해야지.


그리고 나직이 말씀드려야겠다.


​"나도, 당신의 아픔을 조금은 배웠노라."


​아파 보니 알겠다. 당신이 하루를 견디는 일이 얼마나 단단한 의지였는지.


병원 문을 나서는 날,

나는 조금 더 성숙한 마음으로

당신의 손을 잡을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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