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저 말고 더 잘하는 사람 쓰이소

성실함과 욕심 사이에서(1)

by soosays

자연회복력이 많이 약해진
나의 잎새는
오전에 강한 진통제를 드시기 전까지
몸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신다.

가래는 끈끈해져 숨길을 막고,
호흡은 얕아지며
통증은 몸속에서
조용히 자리를 넓혀간다.

나는 지난 삼 년 동안
자발적인 보행이 가능한
장기요양 4등급 어르신들만을
돌봐왔다.

그래서 이번 돌봄은
어르신만큼이나
나에게도 낯선 시간이다.

돌봄을 하며
모르는 것을 알게 되고,
알게 된 것 앞에서
자주 멈춰 서게 된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어르신을 내가 돌보는 일이
나의 성실함이 아니라
나의 욕심일지도 모르겠다고.

1등급이나 2등급 어르신을
오래 간병해 온
좀 더 전문적인 요양보호사가 있다면
어르신의 하루는
지금보다 덜 아프고,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한참을 고민하다
보호자님께 전화를 드렸다.

제가 제 나름대로는
어르신께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고,
간병 경력도 길지 않아서요.

원하신다면
다른 분으로 바꾸셔도
괜찮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보호자님이 말씀하셨다.

아입니다, 조선생님.
돌봄은 경력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거라예.

그리고 아부지가
조 선생님만
윽수로 좋아하고,
많이 의지하십니더.

여러 요양보호사들을
직접 겪어본 분이기에
그 말은
위로가 아니라
사실처럼 들렸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어르신께까지
전해질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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