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도 사계절이 있을까요?
그곳은 늘 포근한 봄날의 햇살만 머무는 평온한 곳일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이제 매일 아침저녁으로 챙겨 드셔야 했던 그 쓴 약들도 더는 필요 없겠지요.
그토록 사무치게 보고 싶어 하셨던 아내분과도 재회하셨을 테니,
어르신 마음속에 맺혀있던 응어리들도 모두 눈 녹듯 사라졌을 거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당신을 답답하게 가두던 그 거친 숨소리가 이제는 쌕쌕거림 없이,
바람처럼 가볍고 편안해지셨을 거라 생각하면 제 마음도 비로소 한결 가벼워집니다.
어르신, 오늘 ‘조 선생’이 아주 기쁜 소식 하나 전하러 왔습니다.
어르신 살아계실 적에 그랬지요. 우리가 나누는 이 소중한 시간들을 글로 꼭 남겨두겠다고요.
그 마음이 하늘에 지내고 계시던 어르신께 닿았는지, 놀랍게도 제가 출판사의 공동 작가로 선정되었습니다.
우리의 하루하루를 꾹꾹 눌러 담은 <나의 마지막 잎새>라는 이야기가 이제 곧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우리가 함께 나누었던 그 투박하고도 다정했던 돌봄의 시간들이, 이제는 누군가의 마음속에 가닿을 잊히지 않는 문장이 되었습니다.
어르신이 제게 주셨던 그 따뜻한 기억들이,
이제는 세상 어디서나 피어나는 영원히 지지 않는 글꽃이 되었습니다.
어르신, 나의 잎새, 그리고 나의 가장 소중한 기억.
이제 우리, 책 속에서 다시 만나요. 우리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책장을 넘길 때마다 비로소 다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