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매스케치 번외편
우리도 시즌성 그림을 그려보자고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기로 했다. 초등학교 때 다녔던 화실에서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던 기억이 나서 꼭 한번 하고 싶었다.
(..라고 말했지만 사실 소재가 떨어졌다. 이번 주는 카드 한다 치고 그 담엔 뭐하지.)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든다고 하면 좀 막연할 수 있다. 흰 도화지를 보며 뭐 그리지, 라고 느끼는 건 자존감 떨어지는 비밀스러운 두려움이다. 그래서 오기 전에 숙제를 시켰다. 핀터레스트나 인스타그램에서 크리스마스 관련 메타포를 좀 많이 보고 오라고.
이미 '크리스마스 카드'라는 키워드만 봐도 뭘 그릴지 머리 속에 가득 차오르는 사람들은 이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아이디어 스케치를 하면 된다.
그런 아이디어 뱅크는 아니라면 christmas, christmas decoration, christmas wreath, christmas tree, christmas watercolor, christmas card... 등의 키워드를 이리저리 바꿔가며 찾아보면 좋은 아이디어들을 많이 얻을 수 있다.
이런저런 이미지들을 찾아보면서 나라면 이걸 어떻게 표현할 것 같은지 노트에 그림을 끄적끄적 그려본다. 규칙 없이 여러 메타포들을 그려보고 자신감이 붙으면 카드에 어떻게 배치하여 그릴지 레이아웃을 잡아본다.
1단계에서 다른 사람들이 그린 거 보고 연습 삼아 똑같이 그려 보는 건 괜찮지만 실제 완성된 '나의' 카드를 만들 때는 나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여 그리는 게 좋다.
종이를 재단하기 귀찮아서 지난번 수채화 휴대용 kit에서 소개했던 엽서 스케치 패드에 그렸다. (제목을 크리스마스 카드가 아니라 크리스마스 엽서로 할까 고민했었다.)
앞장에 그림을 그리고 뒷장에는 엽서처럼 되어있다.
카드 형태로 만들고 싶으면 문구점에서 약간 빳빳한 종이를 사서 카드 모양으로 잘라주기만 하면 된다.
이건 내가 그린 거. 리스 성애자 인증.
수채화로 채색했다.
친구가 그린 거. 수채화 실력이 많이 늘었다!!
그리고 야매스케치를 함께하는 학생이 한 명 더 생겼다. 옆 팀에 일하는 대리님이 내 글을 보고 같이 하고 싶다고 해서 이번 주부터 함께 하고 있다. 수채화는 아직 못해서 색연필로 채색. 귀욤귀욤. 학생 2호에게는 다음 주부터 수채화를 가르쳐주기로 했다.
올 한 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분들께 카드를 보내려고 한다. 오랜만에 카드를 쓰려니 손발이 다 없어져버릴 것 같지만 의미 있는 한 해 마무리가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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