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컷만화 '어쩌면 흔한' 텀블벅 프로젝트
그동안 인스타그램에서 그려오던 4컷만화 '어쩌면 흔한'을 책으로 엮으려고 해요!
12월 16일까지 15일간 텀블벅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받고, 한정 수량으로 인쇄하여 후원해주신 분들께 드리려고 합니다. 책이 무사히 제작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따뜻한 후원을 기다리겠습니다. :)
텀블벅 후원 & 책 신청
https://tumblbug.com/ordinary
딴짓 참 부지런하게도 한다.
'야매스케치'를 하며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본다. 비전공자들에게 그림을 가르쳐주는 모임으로 시작을 했다가 점점 각자의 버킷리스트를 푸는 모임으로 바뀌어 간다. 10월에는 소소마켓에 참여하면서 처음으로 취미를 경제활동으로 전환하는 시도를 해보았다. 우리끼리 꽁냥꽁냥 그리던걸 사람들 앞에 내놓고, 팔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성장했다.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뿌듯했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이번 도전은 책 제작 & 크라우드 펀딩
지난번 소소마켓에서 그림책을 소량으로 인쇄했다. 컨텐츠나 퀄리티가 조금 아쉬웠지만 그 경험 자체는 좋았다. 그땐 20권 인쇄했는데, 수량이 적어 권당 가격이 높았다. 차라리 좀 더 나은 컨텐츠로 더 많은 수량 인쇄해서 단가를 낮추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몇천 권을 출판할 건 아니었고 그 재고를 부담할 수도 없어 크라우드 펀딩을 생각했다. 사람을 모으기에도, 수량 파악하기에도 딱 좋다.
인스타그램에 그려오던 4컷만화를
책으로 내야겠다
몇 달 전부터 인스타그램에 4컷만화를 올렸다. 순간순간 마주치는 소소한 즐거움을 환기시키기 위해 일상을 그리기 시작했다. 피식-하고 웃음이 나오는 사소한 순간, 뿌듯하고 고마운 찰나의 감정, 까먹을 뻔했던 기분 좋았던 기억. 그런 소소한 즐거움이 누적되는 게 행복이 아닐까 생각했다.
조금씩 그려오던 게 어느덧 양이 모아져서 책으로 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누군가 이 책을 읽고 그런 소소한 순간들을 기억하고 누적시키고 점점 행복감을 찾는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텀블벅,
창작자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주변 디자이너들이 출판하거나 제품을 출시할 때 후원받는 경우를 몇 번 지켜보며 텀블벅을 접하게 되었다. 텀블벅은 영화, 음악, 미술, 출판, 건축, 사진, 디자인, 테크놀로지, 게임, 요리, 제조 등의 창작 분야에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 위한 비용이 필요할 때 그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찾아 펀딩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크리에이터는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후원자는 새로운 창작물을 누구보다도 먼저 발굴하고 한정판의 리워드를 소유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프로젝트를 올릴 때 목표금액과 기간, 펀딩이 필요한 이유와 활용처, 리워드 등을 자세하게 작성한다. 후원 목표금액에 도달하면 모금된 금액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고, 도달하지 못하면 프로젝트가 무산되며 그동안 모아진 금액은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구매'가 아니라 '후원'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구매'가 아니라 '후원'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구매'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보통 '합리적'인 이유들을 많이 제시한다. 이게 왜 좋고, 왜 당신에게 필요하고, 다른 제품이 아닌 이걸 사야 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게 설득해야 한다.
반면 '후원'은 진정성으로 설득해야 한다. 왜 도와줘야 하는지 '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가 있어야 하고, 창작자를 좋아하고 신뢰하게 만들어야 한다.
텀블벅에 이번 프로젝트를 올리기 위해 다른 프로젝트들을 많이 들여다보고 직접 후원도 해보면서 많이 배웠다. 특히 심사요청 후 반려를 한번 당하고 지적당한 항목들을 수정하며 알게 된 게 많다. 심사요청은 그냥 누락된 내용 알려주고 윤리적으로 부적절한 컨텐츠를 걸러내기 위한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아니었다! 내가 반려라니... 심지어 6개 항목이나 지적을 당했다. 하지만 꼼꼼하게 심사를 해줘서 신뢰도 높아지고 창작자에게도 좋은 가이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성 있는 소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이유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자세한 소개가 필요하다. 왜 펀딩이 필요한지, 후원받은 금액은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일 것인지 자세한 배경을 들려줘야 한다. 처음에는 내 이야기보다는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더 길게 썼다가 지적을 받고 인트로를 나의 소개로 바꿔 작성했다. 후원자들은 호감이 가는 프로젝트를 밀어주는데 그 매력은 작가의 소개에서 시작한다.
창작자 소개를 부탁드려요.
흔디 창작자님의 소개를 상단부에 조금 더 소개해주실 것을 권합니다. 후원자들은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창작물을 창작자님을 믿고 후원하기 때문에, 창작자 소개가 매력적이라면 더욱 펀딩 참여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왜 펀딩이 필요한지 말씀해 주세요.
어떤 프로젝트는 출판을 위한 인쇄비를 펀딩 하기도 하고, 어떤 프로젝트는 완성도 있는 영화를 위해 CG비용을 펀딩 하기도 합니다. 펀딩 목적이 명확해지면 잠재 후원자분들도 쉽게 마음을 열 수 있으며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쉽게 퍼져나갈 수 있습니다. 펀딩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가능한 설득력 있게 소개해 주세요.
자세한 결과물
인쇄 스펙은 어떻게 되는지, 리워드의 샘플 이미지, 배송비 포함 여부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보여주어야 한다. 사실 아직 인쇄를 맡기지 않아서 자세히 작성하진 않았는데 지적을 받은 후 예상 스펙을 추가 작성하고 표지 시안도 넣었다.
선물의 샘플 이미지를 부탁드릴게요.
충실하게 샘플 이미지를 업로드한 프로젝트들이 그렇지 않은 프로젝트들에 비해 성공률이 높답니다. 어떤 것을 받을지 확실히 알 수 있을 때 후원을 결정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단행본의 경우, 제책 방식/분량/판형/목차 등 내용에 대한 세부 정보를 함께 알려주셔야 합니다. (혹시 표지 가안이 나오지 않았다면 언제쯤 확정 예정인지 대략적인 날짜를 알려주셔도 괜찮습니다)
목표금액을 잘 정해야 한다.
'어쩌면 흔한' 프로젝트는 후원 이튿날 목표금액의 100%를 달성했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주변에 이렇게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니, 인생 잘 살았구나 생각했다. 근데 동시에, 목표금액을 조금만 높일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단기간 내 달성하면 좋은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목표액 100% 달성 후에는 후원 속도가 느려진다. 더 모을 수 있었던걸 목표를 작게 잡은 셈이 된다.
후원기간 내 실제 모금될 금액을 아슬아슬하게 넘기는 게 제일 좋은 거 같다. 그래야 아직 후원하지 않은 사람은 '나라도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미 후원한 사람은 후원이 성공하여 내가 선택한 리워드를 받을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을 독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가 정말 만들고 싶은 작업물
이번에 참여를 하며 '크라우드 펀딩' 자체가 잘만 활용하면 창작자들에게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창작자들이 돈이 되는'다른 사람들이 시키는 작업물'과 돈이 안 되는 '내가 정말 만들고 싶은 작업물' 사이에서 갈등을 하는데, 크라우드 펀딩은 '내가 정말 만들고 싶은 작업물'을 돈이 되게 만드는 힘이 있다.
1년 전에 야매스케치를 처음 시작했을 때 이렇게까지 일을 크게 벌리게 될 줄 몰랐다.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그림 그리는 기술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텀블벅에 프로젝트를 올리기 직전까지도 두렵고 계속 갈등했다. 하지만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나의 도전도 야매스케치를 구독하고 그림 그릴 자신이 없는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프로젝트 아직 진행 중입니다. 16일까지!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자세한 프로젝트 이야기를 보실 수 있어요. 여러분의 따뜻한 후원 기다리겠습니다.
텀블벅 후원 & 책 신청하기: https://tumblbug.com/ordinary
4컷만화 보기: https://www.instagram.com/soosca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