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12:00~18:00 세종문화회관 뒤뜰
'세종예술시장 소소'에 작가로 참여합니다. 야매스케치를 함께 진행하는 세명이 초상화를 그리고 그림책을 팔아요. 10월 15일 토요일, 12:00~18:00 세종문화회관 뒤뜰에서 진행합니다.
취미라는 건 발달 단계에 따라 새로운 자극을 끊임없이 줘야 지속이 가능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못해도 된다. 그냥 재미있기만 하면 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잘하고 싶어 진다.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목표를 수정하며 조금씩 성취 강도를 높여야 성장할 수 있다.
근력 운동을 할 때 근육에 자극을 주되, 파열되지 않을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해야 건강하게 근육이 붙는다. 같은 강도로 매번 똑같이 운동을 하면 몸이 적응해서 더 이상 근육이 발달하지 않는다. 강도를 조금씩 높여야 꾸준하게 운동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림 그리는 취미를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나 혼자 그냥 끄적끄적 그렸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올리며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씩 용기 내어 보여줬다. 그다음엔 '야매스케치'라는 이름의 모임으로 다른 사람에게 그림 그리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가르치는 내용을 브런치에 글로 썼다. 글 쓴 걸로 브런치북 상을 받았다. 돌이켜 보니 지금까지 그림 그리는 취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순간순간 적절한 자극과 보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자극과 보상을 학생들에게도 줘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을 가르쳐준지 1년 정도가 되었을 때 매너리즘을 느꼈다. 가르치는 나도 느꼈고, 학생들에게서도 조금씩 느꼈다. 이 모임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운동 강도를 높일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소소마켓에 참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에게 괜찮은 '데뷔 무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다시 설렜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지 함께 의논하며 즐거웠다.
참고: 세종예술시장 소소(A.K.A. 소소마켓)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최하는 플리마켓으로 봄과 가을 첫째/셋째주 토요일에 세종문화회관 뒤뜰 예술의 정원에서 열린다. 여러 작가들이 소규모 창작물을 판매하는 행사. 라이브 공연 등 여러 예술행사를 함께 진행한다.
(소소마켓이 뭐야? 라고 물어보면 쉽게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 곳이 없어서 내가 알아서 정의.)
그래서 우리가 하기로 한 것.
1. 3명이 동시에 초상화 그리기
손님(?)이 오면 3명이 동시에 초상화를 그려주기로 했다. 3명의 그림 그리는 스타일이 정말 다르다. 3개 스타일의 초상화를 받으면 받는 사람에게 의미 있을 것 같았다. 그림을 그리는 우리도 좀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이 중에 니 취향이 하나쯤은 있겠지..)
연습을 꾸준하게 했다. 매일 주변 사람들 그려주면서. 둘 다 점점 그림 실력이 느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다. 1년간 가르친 시간보다 초상화 연습한 이 짧은 기간 동안 성장곡선이 훨씬 가파르게 상승했다. 역시 뚜렷하고 분명한 목표는 좋다.
2. 그림책
나랑 미희는 40 페이지 내의 그림책을 만들었다. 스페셜 리미티드 에디션... 이라기보다는 안 팔릴 거 같아서 진짜 소량만 인쇄했다.
나는 예전에 썼던 '여행하며 그림 그리기'를 책의 포맷으로 편집했고 여행하며 그렸던 그림들을 조금 더 넣어서 만들었다. (안 팔릴 거 같다.)
미희는 회사 생활의 고충을 담은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사는 ㅅㅈㅅ'를 주제로 그림일기 형태로 엮었다. 흩어져 있던 그림들을 책으로 엮어,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로 만드니 느낌이 새롭다. (직장인 공감대가 있으니 잘 팔릴 거 같다.)
아, 그리고 우리 스티커도 만들었다.
다시 한번 홍보
세종예술시장 소소
10월 15일 12:00~18:00
세종문화회관 뒤뜰
오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