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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디 Apr 24. 2018

작심삼십일: 30일간 글을 쓰기로 마음먹다

매일 글을 쓰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한동안 브런치에는 소식이 뜸했네요. 발행하는 글은 거의 없었지만 작년부터 소소하게 글쓰기 그룹을 운영하며 글은 꾸준히 쓰고 있었습니다. '작심삼십일'이라는 글쓰기 그룹을 만든 후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재미있는 일도 많았어요. 좋은 경험을 했고, 이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어서 몇 번의 글로 나누어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매거진도 새로 팠어요!)


글쓰기에 관심 있거나, 관심은 있는데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거나, 글쓰기가 두렵거나, 꾸준하게 글 쓰는 습관을 만들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글을 쓰고 싶은데,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


글쓰기가 본업이 아닌 사람들도 글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가 늘고 있습니다. 브런치, 미디엄, 퍼블리 등 다양한 글쓰기 플랫폼이 생기는 현상도 이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겠죠. 기자나 작가가 아닌 내 주변 평범한 사람이 글을 쓰고 공유되는 과정을 지켜보면 나도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쟤가 하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옆자리에 앉아 늘 붙어 다니는 직장동료 변유선님과 업무로 같이 글을 쓰다가 글쓰기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유선님은 처음으로 글 쓰는 재미를 찾았지만, 취미로 더 쓰려니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남들에게 보여주려니 두렵고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때마침 슬럼프에 빠져 있던 시기라 같이 글을 쓰며 이 두려움을 극복해보면 어떨까 했어요.




30일간 매일 글을 쓰는 그룹,

'작심삼십일'의 탄생


해보고 싶었던 일을 생각한 뒤 30일간 매일 그 일을 해보라는 ‘Try Something New for 30 Days’라는 TED 강연에 감명을 받고, 30일간 그림 그리는 그룹을 만든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영감을 받아 우린 30일간 매일 글을 쓰는 그룹을 만들었습니다. 


매일 글을 쓰는 훈련을 하다 보면, 습관을 들이고 두려움을 없애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 기대했습니다. 30일이라는 시간은 뭔가를 도전하기에 너무 짧지는 않고 질릴 정도로 길지도 않고 습관을 형성하기에 딱 적당했습니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매일 글을 쓰는 규칙적인 습관으로 유명합니다. 번뜩이는 ‘영감'이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적금하듯이 꾸준하게 결과물을 쌓아 올렸습니다. 우리가 하루키나 헤밍웨이처럼 역사에 남을 글을 쓸 건 아니지만, 창작을 향한 태도를 본받고 습관을 만들어가는 정도는 흉내 내보기로 했어요.


‘작심삼일'은 마음먹은 일이 3일 간다는 고사성어죠. 이 마음을 30일간 유지하자는 의미로 그룹 이름을 ‘작심삼십일'이라고 지었습니다. 또, ‘작(作)’은 글을 쓴다는 표현도 되어, ‘30일간 글을 쓰기로 마음먹다’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습니다.





30일간 매일 글을 쓰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사람들과 함께 매일 글을 쓰며 각자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뚜렷하게 보였던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1. 글 쓰는 습관


글 쓰는 습관을 만드는 일은 우리의 1차적인 목표였고, 30일이 지난 후 가장 뚜렷한 성과였습니다. 당연히 한 달만에 글을 갑자기 잘 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글을 잘 쓰기 위한 기초체력은 기를 수 있습니다.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듯이 글쓰기 근육을 조금씩 붙였습니다.


각자의 하루 계획에 글 쓰는 시간을 포함시켰습니다. 저는 그날의 주제를 출근길에 머리 속으로 생각하여 조금 정리를 해두고, 하루 중 새로운 생각이 덧붙여질 때마다 키워드만 잠깐씩 메모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생각을 마무리해서 글을 써서 올렸어요. 저의 하루 일상에 글쓰기가 함께라 기분 좋더라구요.



2. '완벽' 대신 '완성'


역시 최고의 영감은 '마감'이었습니다. 하루라는 마감 시간으로 글의 '완성'이 가능했습니다. 마감이 촉박하다 보니 글을 다듬어서 매끄럽게 올리진 못했습니다. 처음엔 겉절이 같은 글을 남들에게 공유해야 하는 심정이 참담했지만, 점차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안도감을 주었습니다.


작심삼십일을 진행한 30일간 30개의 짧은 글을 완성했어요. 프로젝트가 끝난 후 문집을 따로 편집해서 만들었는데, 모아둔 글을 보니 뿌듯하고 좋더라구요.



3. 두려움이 없어진다


완벽하진 않아도 완성된 글을 거듭하며 얻게 된 부가적인 이점은 '두려움의 극복'입니다. 글을 매일 쓰고 사람들에게 공유하다 보니(작은 규모지만), 못 쓰면 어쩌지 라는 두려움이 많이 없어졌어요.


특히 작심삼십일 멤버 중 초심자들은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피드백을 많이 말씀해주셨습니다. 30일간 검열을 거치지 않고 글을 쓰다 보니, 힘을 빼고 조금 더 쉽게 쓸 수 있게 되었나 봐요. 공유도 처음이 두렵지, 30일간 반복하면 무덤덤해집니다. 



4. 나만의 목소리


글을 반복해서 쓰다 보니 나만의 문체가 생기더라구요.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이야기도 알게 되었어요. 선명하진 않아요. 하지만 방향은 잡아갈 수 있는 정도였어요.

 

특히 다른 사람들의 글을 함께 읽는 게 도움이 되었어요. 같은 주제로 각자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는지 읽을수록 역설적으로 내 글만의 특징을 더 깊이 알 수 있었어요. 처음엔 갈팡질팡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지만, 꾸준히 쓰다 보니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어렴풋이 알았어요.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혼자는 어렵다 (예고편)


30일간 매일 글을 쓰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특히 혼자였다면 못했을 거예요. 우린 스스로에게 관대하니까요. 스스로 압박감을 느끼려고 그룹을 만들어서 함께 글을 썼어요.


다음 글에서는 작심삼십일의 자세한 운영방식을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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