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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디 Mar 14. 2019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 이야기를 남기기로 했다

흔디 하고 싶은 거 다 해

그동안 브런치에 글을 활발하게 쓸 수 없던 이유, 혹은 변명


네이버 블로그는 카테고리가 달라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신변잡기적으로 쓰는 게 자연스럽다. 반면 브런치는 주제를 명확하게 잡아서 그 주제로만 쓰게 된다. 다양한 주제로 글을 남기는 건 어딘가 어색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마다 선명한 색이 주는 매력이 있지만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제약이 느껴진다.  



나의 2018년과 2019년은
임신과 출산과 육아로 요약될 수 있다.


아기를 낳은 후 인생이 바뀌었고 나도 조금 변했다. 내 삶을 압도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 과정에서 배운 점도 많고 좌절도 많이 해서 그 이야기들을 브런치에 쓰고 싶었다. 근데 못하고 있었다. UX를 주제로 쓰던 내 브런치에 육아 이야기가 뜬금없게 느껴졌다. 잘 안 붙는 거 같기도 하고. 만 명이 넘는 나의 구독자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아닐 것 같았다.


나의 인스타그램은 내 일상을 그림으로 기록해두는 계정인데, 출산 이후로는 거의 육아 이야기밖에 없다. 나의 일상은 육아가 되었으니까. 근데 육아 이야기를 시작했더니 팔로워가 후드득 떨어졌다. 사람들이 육아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나 보다. 육아 이야기가 힙하진 않으니까. 인기 있는 콘텐츠는 아니니까.




아 모르겠고,

그냥 하고 싶은 말을 쓰자


며칠 전 막걸리를 마시다가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브런치에 육아 이야기 쓰고 싶은데 이상해서 못쓰고 있다고. 그랬더니 한 분이 고마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UX 글을 읽고 싶어서 내 브런치를 구독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의 관점이 궁금한 사람들도 많을 거라고. 내 이야기가 궁금해서, 나라는 사람이 궁금해서 구독했으니 내가 들려주는 육아 이야기를 흥미로워할 사람도 있을 거라고 했다.


그 이야기에 용기를 내어 시작해본다. 흘리듯 한 말이었더라도 나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이 말을 듣고 집에 돌아와서 설레는 기분으로 잠들었고 다음날 아침 소재를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앉은자리에서 주제를 10개 이상 리스트업 했다. 내가 이렇게 할 얘기가 많았구나.




육아하는 틈틈이 글을 써보겠습니다.


브런치에 올리게 될 육아 글들은 가벼운 에세이가 될 것 같다. 내 주변에는 자녀를 둔 사람들보다 무자녀가 많다. 기혼 무자녀고 많고 미혼도 많고 비혼주의도 많다. 육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읽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글을 쓰고 싶다. 육아는 간접 경험조차 부족해서 좀 알고 싶은 사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육아하는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쓰고 싶다. 깊은 육아정보나 육아지식을 공유하기엔 내가 알고 있는 게 너무 얄팍하다. 케이스도 한 명밖에 없고.


육아를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몰랐던 일들을 기록해두고 싶다. 내가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나도 같이 크고 있다. 아이가 성장하는 걸 지켜보는 나의 성장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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