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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디 Apr 22. 2021

NFT? 왜 JPG 하나를 780억에 사는걸까?

복제 가능한 디지털 파일에서 '원본'이란 무엇일까

JPG로 된 미술작품을 780억에 산다고?


NFT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이 모든 게 광기 어린 사기극처럼 느껴졌다.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콘텐츠를 원본이라고 인증받을 수 있다는 개념도 선뜻 이해되지 않았고, 거액의 돈을 지불한다는 건 더욱더 이해되지 않았다. 근데 최근 NFT를 디깅하고 작품을 직접 마켓에 올려보면서 이 생태계가 이젠 어느 정도 납득이 되었다.



NFT, 그게 뭔데?

내 MBTI는 INFT인데...


NFT는 블록체인 토큰 안에 데이터를 저장해두는 하나의 토큰 단위다. 토큰에는 이미지, 영상, 오디오 등 디지털 파일이라면 어떤 종류든 저장될 수 있고, 그 파일에 대한 원본 인증서가 함께 심어져 있다. 예를 들어 내가 꽃 그림을 그리고 NFT로 민팅을 한다면, 아무리 수백만 개의 카피가 생긴다고 해도 단 하나의 파일에만 원본이라는 인증이 붙어있다.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파일의 속성 때문에 오히려 '원본'과 '소유'에 대한 목마름이 더 강할 수도 있겠다. NFT를 산다는 건 소유라는 '개념'을 구매하는 셈이다.


*2021.9.5 수정: 개념적으로는 NFT 토큰에 파일이 함께 저장되어 있지만, 용량과 전송시간의 문제로 토큰에 파일을 직접 심은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소유에 대한 인증만 해주고 파일은 NFT 거래소에 올리거나 별도의 다운로드 URL을 제공한다. 





NFT, 이거 돈 된다


크리스티에서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NFT를 경매에 내놓았고, 거래가가 780억을 기록하여 화제가 되었다. NFT 미술품이 전통적인 미술 시장에서 경매가 된 최초의 사건이기도 하고, 앞으로 NFT의 투자가치를 밝게 예측할만한 일이기도 했다.


NFT가 하나의 예술 소비 방식으로 주류가 된다면, 이 최초의 NFT 경매 작품의 가치는 얼마가 될까? NFT의 미래를 밝게 본다면 780억은 비싼 가격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요즘 정말 많은 창작자들과 투자자들이 NFT 시장에 몰리고 있다. 창작자들은 자신의 작품을 유통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에 먼저 진입하여 입지를 다지려고 한다. 특히 디지털 아티스트들의 경우, 아무리 작품으로 인정을 받아도 이를 수익화할 방법이 제한적이었는데 좋은 기회가 되었다. 투자자들은 저렴한 작품들을 미리 선점하여 이후 투자가치가 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게 '돈이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69M에 거래된 Beeple의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10,000개의 각기 다른 캐릭터 이미지를 만든 크립토펑크(CryptoPunks) 프로젝트의 경우, 거의 최초의 NFT 프로젝트라 가치가 높다. 각 캐릭터는 펑키한 룩의 남녀인데 머리 스타일, 액세서리, 피부색 등의 속성을 알고리즘으로 조합하여 만들었다. 동일한 캐릭터는 한 개도 없다. 가끔은 유인원, 좀비, 외계인 등 희소성 있는 타입도 만들어지는데, 이런 캐릭터들에는 프리미엄이 붙는다. 최근 가장 비싸게 트레이딩 된 캐릭터는 파이프 담배를 물고 있는 외계인으로, 84억(4.2K ETH)에 거래되었다.


CryptoPunks
CryptoPunks - 거래액 순




그냥 좋아서


24X24 픽셀의 이미지에 '와, 미쳤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가격이지만, 이런 현상은 단순히 '투자가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크립토펑크의 오너 중에는 이 소유를 단순 투자로만 보지 않는 경우도 많다. 높은 가격의 입찰을 거절하는 소유자들도 있는데 더 오를 거 같아서라기 보다는 '그냥 이 펑크가 나랑 닮아서' 혹은 '그냥 갖고 싶어서'의 이유를 댄다. 그 가격의 제안을 거부했다는 걸 믿을 수 없다고 스스로 말하면서도 작품에 애착이 생겨 선뜻 팔 수가 없는 것이다.


솔직히 지금 NFT 시장에는 투기꾼과 도박꾼이 많이 섞여있다. 이들이 단기적으로는 작품 가격을 높이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냥 좋아서' 구매하는 콜렉터들이 얼마나 늘어나는지에 따라 NFT의 미래가 결정될 것 같다.


예술을 좋아하고, 가치 있는 작품을 발굴하고, 아티스트들을 존중하는 사람들이 유입되면 이 시장은 더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NFT는 전통적인 작품 구매방식에 비해 누구든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즉각적이고, 보관 방식도 쉬워 예술 소유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도 있다. 미술 애호가로서도, 창작자로서도 NFT의 미래가 기대된다.






*2021.9.5 덧: 블로그에 NFT 관련 스터디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NFT에 관심이 있다면, 더 많은 정보는 여기서...

https://blog.naver.com/soo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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