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욕심이 많다.
다른 사람 것을 빼앗으려는 욕심이 아니다.
이루고 싶은 욕심이 많다.
작가로 책도 출판하고, 시도 쓰고, 모델도 되고, 강연도 다니고, 책도 많이 읽고, 피아노도 치고, 플루트도 연주하고, 성경 말씀도 많이 읽고 싶다.
세월이 지나간다.
세월을 아끼라는 말을 어디서 들었더라.
그 말이 절절히 실감 난다.
나는 작은 것이 나에게 주는 힘을 안다.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만나는 것들이다.
길을 걸으며 보는 작은 들꽃 하나, 작은 새가 들려주는 맑은 새소리, 따사로운 햇살, 맑은 날 밤하늘에 보이는 달과 별, 나뭇가지에 매달린 어린 잎사귀, 주인과 지나가는 강아지, 숨어있다 달아나는 고양이…. 미소 짓게 하고 살아있음을 감사하게 한다.
내가 살아있다고 알려주는 선생님이다.
서울을 벗어 나 지방에서 살아가는 기간이 8월이면 6년이 된다.
걸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새 소리를 들으며, 흙냄새를 맡으며 살아있음에 경탄했다.
대관령 옛길 계곡을 달려 다녔고, 강릉 솔향 수목원 산속을 헤쳐 나갔다.
멧돼지도 보았다.
선자령 길을 뛰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걷고 달리고 뛰었다.
횡성, 평창, 주문진, 동해에 있는 산을 누볐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 가을 단풍잎, 겨울 눈, 봄햇살, 여름 무성한 초록 잎. 사계절을 맘껏 내 안에 담고 담았다.
나는 욕심이 많다.
이 모든 것들을 누리고 싶어 걷고 달리고 뛰었다.
가끔 내가 따분해하려 할 때 나는 나에게 선물한다.
그 욕심으로 담아 놓은 작은 것들을 꺼내어 기억한다. 소중한 선물이다. 아무도 나에게 줄 수 없는 가장 귀한 보물이다. 나는 오늘도 보물을 찾아 나선다. 만나는 사람들, 바람 소리, 가녀리게 흐르는 파도, 바다색, 싱그런 숲 향기, 보랏빛 작은 풀꽃, 엄지손톱보다도 더 작은 노란 꽃, 꼬리를 흔들며 주인과 걸어가는 강아지…. 오늘 나를 찾아 주는 사람이 없어도, 가진 돈이 없어도 행복해지도록 지지해 주는 위로가 된다. 나도 누군가에 이런 작은 힘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 그대로 작은 몸짓 그대로 작은 울림이 되어 흘러가 위로가 되게 하고 싶다.
그 누군가가 아들과 딸이며 나를 아는 누군가이며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