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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다

by 수수

웅크리고 앉아 있는 아이가 보인다.

마당가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아이다.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다.

아이는 누구라도 와주길 바란다.


아이는 운다.

혼나서 울고

아무도 오지 않아서

버림받은 것 같아 운다.


집안으로 들어갈 용기가 안 난다.

누가 와서 데리고 가면 좋겠는데

아무도 오질 않는다.


아이는 사춘기가 되었다.

아픈 일이 있어도

혼자 웅크리고 앉아 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것을

아이는 경험했다.

말없는 아이가 됐다.


아프다고도

기쁘다고도

슬프다고도

말하지 않는 사춘기 아이가 됐다.


말없는 아이는 결혼을 하고도

말없는 여자가 됐다.

말없이 성장하느라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잊었다.

두려움이 입을 막았다.


60이 되어 말하는 방법을 배운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힘을 기른다.

어른아이가 어른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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