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를 기른 냄새 이혜인

작은 방에, 가장 작은 냉장고 안

by 슈스타

나를 기른 냄새 이혜인 청과수풀 후각이라는 터널로 더욱 선명해진 풍경



✔️ 후각의 마비 상태는 놀라울 정도로 사람을 단순하고 평면적으로 만들었다.


✔️ 엄마의 배 속에서부터 일찍이 완성되고, 나이가 들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전조 증상 중 하나로 빠르게 퇴화하는 것이 후각이다.


✔️ 우리 몸의 망각으로 향하는 최적의 준비는 삶을 지탱했던 냄새들을 먼저 말소시키는 것이다. 더 이상 아무도 그립지 않고, 그 무엇도 애틋하지 않도록. 소환하고 소환되며 서로의 기억을 책임져야 했던 고단함에서 벗어나도록. 냄새라는 열쇠와 코라는 자물쇠가 존재하는 한 우리는 아무것도 잃을 수 없으므로 몸이 먼저 보내줄 때를 알고 후각의 기능을 멈추는 것이리라.


✏️ 책 제목 <나를 기른 냄새> 나를 기른 냄새가 뭐가 있을까 하고 책을 기다렸다. 독일에서 생활했던 이혜인작가의 이야기가 아주 공감되었다. 미국에서 공부했던, 나도 방에 김치 냉장고가 따로 있었었다. 김치는 다른 음식에도 냄새가 베어 들 수 있기에. 나는 큰 땅덩어리 미국에서, 작은 방에, 가장 작은 냉장고에 나를 항상 숨기고 다녔었다. 지금도 김치냄새에 예민한 편이다. 책을 읽는 순간순간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후각이 먼저 발달되고, 죽기 전에 후각이 먼저 사라진다는 게 다행일 수 도 있겠다 생각한다. 죽기 직전까지 애틋하며, 그리워하며 죽고 싶지는 않으니깐. 이혜인 작가의 후각의 언어를 맡아볼 수 있었고, 시각적 보단 후각적으로 더 느껴보려고 했던. 나를 기른 냄새는 무엇이 있었을까 나의 기억을 돌아볼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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