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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쓰다

더디고, 더디게

사랑2

by 비아토르

당신이 앉아 있던 벤치에 앉아 늦은 오후를 보냈다

당신이 앉아 있던 자리를 가만히 쓸어 보다가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구름은 조용히 흘렀다

더디고, 더디게, 그러나 분명하게 움직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갑자기 흩어져버렸다


결국 닿지 못할 마음이라면

더디고, 더디게 움직이다가

어느 순간 흩어져버리면 좋겠다


그래서 더이상 당신이 앉아 있던 벤치에 앉아

늦은 오후를 보내지 않아도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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