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이야기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나 역시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지만, 살아가면서 조금씩 변하는 부분은 생기더라. 시간만 지나도 변하는 부분이 생기는 게 사람 마음이라서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도 완전히 아는 게 어려우니, 내가 누군가를 완전히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살아가다 보면 많은 일이 생기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싸우기도 하고 연을 끊기도 하게 된다. 나는 요즘 그런 일들에 있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나 '얘가 이럴 애가 아닌데', '얘라면 이렇게 할 텐데'와 같은 예측은 더더욱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떤 사람에 대해 예상하고 예측하는 일은 기대와 실망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싸우는 상황이라는 게 감정적으로 격해지기 마련이라 자신마저도 모르던 모습이 툭, 하고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럴 때 우리,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예상하고, 예측하고, 기대하지 말자. 일어난 일만 생각하자. 한 때는 친하고 소중했던 사람이기에 더 마음을 쓰고 싸우는 상황까지 갔을 테니, 그걸로도 충분히 힘들 텐데. 일어나지 않은 일마저도 나를 힘들게 한다면 너무 슬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