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토론토 사무직 면접 썰

대체로 평이했다

by 권귤

감사하게도 이력서를 낸 세 곳에서 모두 답메일이 왔다.


면접 보러 오세요

일주일 안에 세 군데 모두 면접을 보게 됐다.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여행사.



<여행사 일반 사무직 면접>


면접관은 한 명이었다. 면접관은 먼저 내게 '이 회사에 들어오면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에 관해 자세히 설명했다. 출퇴근은 언제 해야 하며, 무슨 요일에 출근하게 되는지까지도(한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사는 보통 밤 시간에도 돌아간다. 한국에 있는 고객도 상대해야 하기 때문).


그다음 내게 왜 이 직무에 지원했는지를 물었다. 나는 내 경력과 관심사를 열심히 포장해 면접관에게 답했다. 일 년에 두 번은 해외를 갈 정도로 여행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답변이 술술 나왔다. 토론토 와서 처음 본 면접이었지만 면접관이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준 것도 도움이 됐다.


그렇게 20분 정도 면접을 보고 나왔다. 따뜻한 9월 초 핀치-영길을 걸으면서 오 어쩌면 여기 잘 살 수 있겠다는 기분 좋은 생각이 들었다.



<신문사 텔레마케터>


여기도 면접관은 한 명이었다. 50대 여성 면접관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매우 인간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여성으로서 캐나다에 사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애를 많이 낳고도 계속 직장에 복귀할 수 있었던 이야기, 내가 지원한 직무에 있었단 전 워홀러 이야기 등 내가 입을 열지 않아도 면접관은 계속 뭔가를 말했다.


사실 싫진 않았다. 말을 요구받으러 가는 면접자의 입장에서, 말을 적게 할 수 있다는 건 매우 편안한 일이거든.


그리고 면접의 끝자락에, 아니, 자기 고백의 끝자락에 내게 몇 가지 질문을 물었다. 왜 이 직무에 지원했는지, 이 회사에서 하고 싶은 건 뭔지 등. 매우 나를 마음에 들어했다. 이곳도 기분상 나쁘지만은 않았다. 시급은 최저시급(14불).


그러나, 이 직무가 대체 뭘 하는지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었고, 면접 자리에서 내가 무슨 일을 하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 건 큰 실수였다.


<신문사 기자>


기자는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한국에서 3년간 언론계에서 일하면서 기자가 얼마나 고된 일인지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밤낮 없고, 주말출근에, 국가적 특별 행사가 있으면 새벽에라도 나가야 하는 사명감 없으면 괴로운 직업이랄까.


그래도 왠지 최저시급보다는 많이 줄 것 같기에 지원했다.


오래된 한인 신문사라 그런지 다른 곳보다 체계가 있었다. 1차로 총무 면접을 봤고, 2차는 실무자 면접과 영어 독해력 테스트(영어 문장을 한글로 바꾸는 테스트였다. 30분 시간을 줬는데 매우 어려웠음), 3차는 사장 면접을 봤다. (70대로 보이는 사장이 매우 별로였음.. 나한테 술 잘 먹냐는 등... 올드 코리안 스타일 인터뷰 쿼스쳔 물어봄~)


면접에서는 내가 해 온 일들을 쭉 얘기했다. 직무랑 나는 잘 맞긴 했는데, 여기도 역시 최저시급(14불)이었다. 워홀의 한계랄까.




그렇게 세 면접을 끝내고 결과를 기다렸다. 어찌 됐든 먹고살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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