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따, 썅년 되기 #1
바닥만 보고 다녔다.
사람들과 얼굴 마주치기가 싫었다.
마주치면 인사해야 하고, 웃어야 하고, 말 걸어야 하고.
화장도 안 했다. 때때로 울었다.
그땐 그럴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남들이 보기엔 그냥 '찐따'였다.
앞이 깜깜했다.
무릎이 저절로 풀리고,
고통스러워하는 아빠와, 간병하느라 지친 엄마, 그리고 혼란스러워하는 동생 앞에서
나는 무너졌다.
어느 날 밤에는 울다가 호흡이 부족해 소파 위에 축 늘어져 헐떡였다.
힘들어하는 나를 다그치던 엄마는 나를 침대로 부축해갔다.
다음날 아침, 샤워를 할 때도 전날 통곡 후유증으로 머리가 띵했다.
밥 먹다 울고
잊을만하면 웃고
출근하다 울고
안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2016-2017년 겨울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다.
"선생님, 제가 정상으로 보이시나요?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신의 한 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