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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귤 Sep 24. 2017

난 상담받아야 할 사람일까?

찐따, 썅년 되기 #2

당신의 삶이 상담을 받고 이렇게 좋아질 수 있다는 걸

난 알려주고 싶다.




지난 몇 년 간 난 이랬다.


회사 책상에 가만히 앉아, 업무를 내려놓고 잠시 한숨을 돌릴 때면

도르륵.

하고 눈물이 흘렀다.


앞에 앉은 인턴의 눈길이 느껴졌다.

차오르는 눈물을 꾹 꾹 삼켰다.

'난 왜 이럴까? 난 이렇게 계속 살 수 있을까?'

이 질문이 나를 떠나지 않았다.


급기야는 잔인한 생각까지 했다. 내 몸을 해치고 싶었다.


'나는 <마음> 빼고는 다 온전한데, 어떻게 하든지 내 마음은 나을 기미가 나지 않아. 지금 이 심한 불균형은 좀 이상하게 느껴져.


그러니까 <몸>도 온전하지 않다면 <마음-몸-모든 상황>이 균등하게 불행하니까, 그제야 쿵짝이 잘 맞는 게 아닐까. 그러면 내 <마음>의 불안정이 쉽게 설명될 수 있잖아.'


그러면서 주먹으로 내 가슴을 쳤다. 손엔 흉기가 들려있다고 상상했다. 길을 건너면서 차를 바라봤다.(그건 싫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잔인한 방법.)


죽으려고 하니, 죽을 만큼의 용기는 없었다.

살아보려 하니, 이 괴로움을 반복해야 할 것 같았다. 깜깜했다.


남은 70년 인생은 불행하고도 지루한 터널이었다.

사람들은 20대에, 좋은 대학 나와서, 가족도 화목(?)한 내가 왜 괴로워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없었다.

방황하던 중,

잠시 찾았던 신경정신과 선생님 말이 생각났다.


"상담을 받아봐요."


기대는 없었다.

별 기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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