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아주 깊은 꿈을 꿨다.
그건 단순히 잠결에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 아니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내 마음 가장 안쪽에 놓여 있던 무언가를
조용히 꺼내 보여준 꿈이었다.
꿈속, 낯선 집 앞이었다.
단정하고 포근한 기운이 감도는 집의 울타리 옆에
세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조용히 서 있었다.
어디 놀란 기색도 없이,
작은 발로 잔디 위에 서 있는 아이는 어쩐지 마음을 붙잡았다.
나는 아이가 길을 잃지 않도록
그의 배에 끈을 묶어 그 집 펜스에 연결해 주었다.
“여기 가만히 있어야 돼.
이 집에 사시는 분이 너를 데려가실 거야.”
그렇게 말하며 아이 옆 잔디 위에 함께 누웠다.
그 옆에는 강아지 똥이 있었고,
“여기엔 똥이 있으니까 조금 피해 누워야겠다.”
나는 아이와 나란히 눕기 위해 몸을 살짝 옆으로 틀었다.
그 작은 움직임 속에 담긴 다정함이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그리고 나는 자리를 떠나려 했다.
그때 아이가 말똥말똥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울지도 않고, 웃지도 않고,
그저 깊은 눈으로 나를 조용히 바라보는 그 순간,
나는 알았다.
그 아이는… 민기였다.
지금은 21살이 된,
어엿한 청년으로 자란 내 아들, 민기.
그 작은 아이가 바로 민기였다는 걸
나는 꿈에서 깨어난 후에야 완전히 깨달았다.
눈물이 났다.
왜 그토록 서글펐는지,
왜 마음이 그렇게 아팠는지,
가슴이 저릿해지는 아침이었다.
시간은 앞만 보고 달리는데,
마음은 가끔 뒤를 돌아본다.
놓았다고 생각했던 손을
다시 한번 잡아보고 싶어서,
지나간 사랑을 다시 안아보고 싶어서.
어쩌면 그날 밤,
나는 엄마로서의 내 마음 깊은 곳을
꿈을 통해 마주한 것일지도 모른다.
민기는 자랐고,
나는 여전히 엄마로 남아 있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나는 아직도 세 살짜리 민기를 품고 살아가고 있었던 거다.
꿈은 나에게 말해주었다.
“괜찮아, 잘했어. 그리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어.”
그 밤, 나는
지나간 시간을 다시 안았고,
지금의 나를 다정하게 다독였다.
그리고 또다시,
나를 엄마로 불러준 그 아이에게
조용히, 고맙다고 마음속으로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