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으로 버티는 하루

by 김수연

마음이 복잡하고 무거운 날들이 몇 주째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내이고 엄마이기에, 그 자리를 지켜야만 한다. 하지만 때로는 이 역할이 감당하기 벅차게 느껴진다.


아침마다 성경 일기와 묵상 노트를 쓰며 기도 일기를 이어가지만, 오늘은 주님께 큰 하소연을 했다. 왜 늘 이렇게 힘들게만 하시는지, 왜 깨달음을 주실 때마다 동시에 고난을 함께 주시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이 약한 나는 작은 일에도 쉽게 흔들리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 가슴이 내려앉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또다시 역경 속에서 깨달음을 찾게 하신다.


오늘은 그저 너무나 야속했다. 견딜 수 있는 시험만 주신다 하셨지만, 그 말씀조차 멀게 느껴졌다. 그래서 일기에 불평과 불만을 가득 쏟아냈다. 다 털어놓고 나니 조금은 후련한 듯하면서도 여전히 마음 한편이 무겁다.


나는 단순히 편안한 삶을 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무너지는 마음을 붙잡을 힘,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여유, 그리고 소망을 잃지 않는 믿음을 원한다. 남편이 하는 일이 잘 풀리기를, 아들이 마음 무겁지 않게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면서도, 끝없는 일과 책임 속에서 내 마음도 함께 지쳐간다. 가족여행을 떠나도 남편은 이메일과 전화에 묶여 있고, 그런 날들이 벌써 22년째 이어져 왔다. 때로는 이 끝없는 무게에 숨이 막힌다.


그렇다고 허황된 바람을 품는 건 아니다. 단지 지금 이 50대 중반의 나이에, 점점 약해지는 마음을 붙잡아 줄 주님의 손길을 구할 뿐이다. 오늘은 깨달음을 기록한 묵상문이 아니라, 솔직한 하소연을 일기에 쏟아냈다. 주님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는 알 수 없지만,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드러내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하루를 살아간다. 아내로, 엄마로, 또 나의 일을 감당하는 사람으로.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나를 붙잡아 주는 힘이 된다. 그 일들이 없었다면, 아마 나는 더 쉽게 무너져 내렸을 것이다.


오늘도 나를 지탱해 줄 작은 힘들이 있기를 바라며, 다시 하루를 힘차게 걸어가 본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기도한다.


주님, 내 눈앞에 큰 산과 같은 문제가 있어도 두려워하지 않게 하시고,

항상 주님의 약속을 붙잡게 하소서.

여호수아처럼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며,

승리의 주인공이 내가 아닌 주님이심을 고백합니다.

오늘도 주님의 평안과 쉼 안에 거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답답했던 하루였지만, 아들과 함께 바닷가를 걸으며 석양을 바라보았습니다. 벤치에 나란히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이렇게 고요하고 따뜻하게 마무리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