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다는 태도가 만드는 새로운 세상
친구와 함께한 평범한 하루가 나에게 깊은 깨달음을 준 날이었다. 친구가 추천한 맛집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는데, 마침 그곳에서 국내 바리스타 대회 1등을 한 사람이 특별 이벤트로 직접 커피를 내려준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커피 한 잔의 가격이 무려 3만 원이었다.
솔직히 나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커피 한 잔에 3만 원이라니, 아무리 특별한 커피라 해도 그만큼의 돈을 쓰고 싶지 않았다. 나는 평소 4,500원짜리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3만 원짜리 커피를 마신다는 건 낯설고, 비합리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커피 애호가인 친구는 달랐다. 친구는 “이곳의 원두는 정말 구하기 어려운 원두이고,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며 설득했다. 결국 친구가 커피를 사주겠다고 했고, 나는 마지못해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커피 한 잔이 나왔고, 그 향과 맛은 놀라울 정도로 다채로웠다. 꽃향기와 과일 향, 그리고 고소한 풍미가 뒤섞여 입안에 남는 여운이 길었다. 분명 특별한 맛이었지만, 나는 여전히 이 커피가 3만 원의 가치를 가지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친구가 설명해준 원두의 희소성, 그리고 바리스타의 명성을 알고 나서야 이 커피가 왜 그렇게 평가받는지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깨달았다. 나는 이 세상에 대해 얼마나 모르는 것이 많은가?
가치란 결국 아는 만큼 느껴진다. 나는 바리스타의 명성도, 원두의 희소성도 잘 알지 못했기에 그 커피를 단지 비싼 음료로만 느꼈다. 반면 친구는 커피의 배경을 알고 있었기에 그 커피를 특별한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결국, 우리가 어떤 대상이나 경험의 진정한 가치를 느끼는 것은 그것을 이해하는 깊이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안다고 믿는 순간, 새로운 세상을 보지 못한다는 것. 모른다는 것은 때로 부족해 보이지만, 사실 그것이야말로 배움과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열린 마음의 시작점이다. 만약 내가 친구의 말을 듣지 않고 그 커피를 거절했다면, 나는 이 경험도, 이 깨달음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맛있었던 커피 한 잔과 특별한 순간이 나에게 남긴 건 단순한 기억 이상의 것이었다. 모른다는 겸손함이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게 한다는 깨달음이다. 삶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깊고, 다채롭다. 그러니 절대로 "나는 안다"고 단정짓지 말자. 모른다는 태도를 유지하는 한, 우리의 삶은 계속해서 확장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