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 감정은 마치 물속에 떨어진 티백 같다.
하나의 사건이 나에게 들어오고,
그 사건은 내 안에 천천히 퍼지기 시작한다.
감정을 다루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감정을 강하게 느끼고 바로 반응한다.
어떤 사람은 무덤덤한 척하면서도 안에서 오래도록 끌어안고 있다.
어떤 방식이든, 중요한 건 한 번에 하나의 감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감정이 섞이면,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게 정확히 뭔지 알기 어려워진다.
문제는, 우리가 그런 상황을 자주 만든다는 것이다.
하나의 감정을 충분히 느끼기 전에
다른 감정이 그 위에 얹히고,
또 다른 감정이 이어진다.
그러면 감정이 너무 복잡해져서 나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차에 여러 티백을 넣으면 어떤 맛인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거기에 설탕을 넣기도 한다.
그 감정이 너무 불편하거나 힘들어서,
좋은 쪽으로 해석하거나 의미를 부여하면서
그 감정을 가볍게 넘기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감정의 본질은 흐려진다.
진짜로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일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제대로 알기 어려워진다.
또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은 ‘물의 양’이다.
물의 양은 마치 내가 감정을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내가 감정을 감당할 여유가 없을 때는
작은 감정도 지나치게 크게 느껴지고,
반대로 여유가 너무 많거나 거리감이 크면
감정이 희미해져서 별로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이렇게 해보려고 한다.
하나의 감정을 느낄 때,
그 감정만 잘 들여다보는 것.
무리해서 다른 걸 덧붙이거나,
억지로 좋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받아들이는 것.
감정은 그냥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한 번은 제대로 마주하고 지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나중에 그 감정이 왜 필요했는지,
그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알 수 있다.
감정은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마셔내는 것이라면…
나는 지금, 어떤 맛을 느끼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