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야경」
때로는 괜찮을 거라고 애써 미소 지으며
못 본 척 눈을 감는 것보다는
내 앞에 들이닥친 문제를 똑바로 응시하고
그 까마득한 오르막길을 뚜벅뚜벅
걸어 올라가는 게 정답일 수도 있다.
어쨌든 끝은 있을 테니
어디로 가든 얼마나 걷든 결국 정상에 도착할 테니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때
얼마나 별것도 아닌 것에 얽매여있었는지
새삼스레 돌아보고 깨닫는다.
올라봐야 알게 되는 것
머무르면 안 된다는 것
시간을 내서
가끔 높은 곳에 올라갔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가 작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윤종신, 「계절은 너에게 배웠어」 (문학동네,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