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대의 주사와 악몽, 그리고 뺑뺑이

2. 나의 6살. 나는 버림받은 아이였다.

by Sophi Perich

6살,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계절, 나는 많이 아팠다.


오른쪽 볼이 퉁퉁 부어오르고 온몸에 붉은 반점이 피어올랐다. 얼굴이 너무 부어 침도 제대로 삼키지 못했고 말도 하기 힘들었다. 며칠 지켜보던 할머니가 나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버스 정류장까지 30분 정도를 걸어가는데 어지러워 할머니 등에 업혀야만 했다.


버스를 타고 30분 걸려 도착한 작은 개인병원. 나이가 지긋한 의사 는 내가 볼거리와 수두에 걸렸다며 주사 5대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주사가 뭔지 몰랐던 나는 그대로 의사에게 팔을 내주었다. 한대를 맞고 병원 바닥에 드러누웠다. 얼마나 울어 댔던지 간호사 언니와 할머니가 나를 양쪽에서 붙들어 잡아야만 했다. 그렇게 억지로 주사 4대를 더 맞았다. 정말 아파 죽는 줄 알았다.


집에 돌아와서 3일간 죽을 듯이 앓았다. 계속 열이 나서 의사가 처 방해 준 해열제를 수시로 먹었지만 열은 잡히지 않았다. 할머니는 다시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히터를 튼 버스 안에서 창문을 열었다. 숨쉬기가 힘들어 창문을 열 어야만 했다. 버스에 타고 있던 동네 할머니들이 "아가 열이 많이 나 는 갑네.", "얼마나 몸이 뜨거브믄 이 추운 날 창문을 다 여노."라며 안타까워했다. 병원에서 또 주사를 맞았다. 또 바닥에 드러누워 울었다. 의사는 다시 약을 처방해 주었다.


그 뒤 꼬박 일주일을 더 앓았다. 할머니는 내 등에 있는 화산 모양의 커다란 붉은 반점을 보며 이 최고 마마가 죽어야지 온몸에 핀 열꽃 이 없어질 거라며 장롱 위에 깨끗한 생수를 올리고 매일 삼신할매에게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매일 밤, 내 옷을 전부 벗기고 온몸에 진득 한 연고를 발라주었다. 추워서 이가 덜덜 떨렸지만 연고가 마를 때 까지 참아야 했다.


매일 악몽을 꿨다. 빙글빙글 도는 뺑뺑이에 매달려 있던 나는 너무 빠른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손을 놓쳤다. 있는 힘을 다해 소리를 지르고 양팔을 허우적거렸지만 시커먼 절벽 아래로 끝도 없이 떨어져 내릴 뿐 바닥에 닿지는 않았다.


할머니는 나 때문에 밤새 한숨도 못 잤다며 불평을 하기도 했다. 서러웠다. 내가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도 아닌데... 악몽을 꾸고 싶어서 꾸는 것도 아닌데...


일주일이 지나자 오른쪽 볼의 붓기가 점점 줄어들고 할머니 말대 로 등 뒤에 가장 큰 마마가 죽었다. 더 이상 악몽을 꾸지 않았지만 그 이후로 나는 뺑뺑이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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