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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 Perich Nov 08. 2023

내새꾸, 6번째 생일


11월 6일, 우리 첫째 딸, 만두의 6번째 생일이었다.

태어난 지 7주째 되던 2017년 12월 26일, 우리는 만두를 입양했다. 신랑이 나 몰래 정해진 날짜보다 1주일 빨리 데려와 나를 놀라게 했는데 처음 만두를 품에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어릴 때 마당에서 키우던 캐리를 개장수에게 빼앗기고 난 뒤 처음으로 갖게 된 나의 강아지였기 때문이었다.


작은 생명을 품에 안고 다짐했었다. 평생 지켜주겠다고.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두 번 다시 누군가의 손에 뺏기는 일은 없을 거라고.

손바닥만 했던 만두는 내가 평생 키우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웰시코기이다. 자신이 집안의 여왕이자, 최고 보스라고 생각하는 그녀는 한껏 들뜬 표정으로 6번째 생일상을 받았다. 예쁜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고구마와 요거트에 극도로 흥분한 그녀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예민하고 도도한 성격으로 유기견 동생 하나를 혼내기도 하고, 말도 안 듣고 반항기 가득한 눈빛을 발사할 때도 많지만 내 눈엔 이 세상 어떤 강아지보다 귀엽고 사랑스럽다.

매일같이 만두에게 말한다. 최소 30년은 우리랑 더 같이 살아야 한다고. 건강하고 또 건강하자! 만두야, 생일 축하해!


어릴 때부터 한 도도하던 만두


미네소타는 계속 눈이 오락가락한다. 일주일 전, 첫눈이 오고 난 뒤 비와 눈이 번갈아 내리면서 바닥은 질퍽거리고 하늘은 온통 회색빛이다. 차라리 눈이 왕창 와버리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오늘 아침에 찍은 동영상. 눈멍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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