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phi Perich Apr 02. 2024

마른오징어와 맥주(Beer)

부정적 필터링


내 브런치를 구독하시는 독자분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나는 유난히도 심리학에 관심이 많다. 심리학 책이나 자존감을 향상할 수 있는 책들을 가까이하는 편이고, 내 감정 변화나 생각이 전환된 요인이나 이유를 파고드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심리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심도 있게 공부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습자지처럼 얄팍한 지식일 뿐이고, 책을 읽고 난 뒤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에 누군가 질문을 한다면 자세히 설명할 자신도 없다. 그래서 더 자주 심리학 책을 읽는지도 모르겠다. 자꾸 잊어버리니까.

얼마 전 SNS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 사고에 관한 글을 보게 되었다. 요즘은 워낙 자존감에 관한 책이나 글, 동영상이 많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가 자존감을 저하시킬 수 있고, 악화되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건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글에서 새롭게 알게 된 정의가 있어 흥미가 일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부정적인 사고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기 비난, 완벽주의, 일반화 그리고 필터링이라고 한다.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자기 비난은 자기 자신을 자주 탓하거나 비난하는 것으로, 당연한 이야기지만 자기 자신을 비난하면 비난할수록 자아 존중감이 훼손되고 자신감 또한 저하된다.

두 번째로 완벽주의. 완벽주의는 자신에 대해 과도하게 완벽한 결과를 요구하는 경향을 말하는 것인데, 이는 현실적이지 않은 기대와 이상적인 기준을 세우고 자신이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할 때 자신을 비난하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일반화. 이것은 특정 상황에서의 실패나 실수를 일반적인 규칙으로 확대 해석하여 자신의 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 경험한 실패를 바탕으로 자신은 무엇을 해도 실패를 할 것이라는 일반화를 해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흥미를 끌었던 것, 바로 필터링. 위의 세 가지는 자주 들어봐서 잘 알고 있었는데 부정적 필터링이란 정의는 조금 생소했다. 그래서 더 흥미를 끌었는지도 모르겠다.

부정적 필터링에 대해 먼저 설명을 하자면, 부정적 필터링은 심리학에서 인지 왜곡의 한 형태로 다루어진다. 이것은 사람들이 정보를 해석하고 기억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쳐 부정적인 정보를 강조하고 긍정적인 정보를 무시하거나 상쇄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심리학적으로, 부정적 필터링은 우울이나 불안과 관련 있는데 자존감이 낮고, 불안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부정적 경험만을 강조하게 되고 이는 자아 존중감의 훼손, 심리적인 스트레스, 그리고 대인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계속해서 자신이 한 사소한 실수를 곱씹으며 밤 잠을 설친 적이 말이다. 자신이 낸 성과나 상사나 직장 동료로부터 받았던 칭찬이나 격려, 긍정적인 피드백은 모두 잊어버리고 자신이 저지른 미미한 실수만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편중된 시각과 사고는 우울과 불안으로 직결되며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그 경향이 강한 편이다.

이런 부정적인 필터링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의식적으로 자신이 부정적인 사건에 집착적으로 집중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긍정적인 사실로 우리의 의식을 전환시켜야 한다.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할 수 있는 증거를 찾고,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자신을 격려하는 말을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시 말해, "자기 강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나도 실수를 할 수도 있어. 하지만 이런 실수 속에서도 나는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어."
"지금, 현재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너무 많은 생각 하지 말고 지금, 이곳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내 노력과 열정이 나를 성공으로 이끌 거야."
"도전 없이는 실패도 없어. 도전도 실패도 해보지 않은 사람보단 나처럼 도전을 해서 실패를 해 본 것이 훨씬 더 위대한 거야. 나의 실패는 나를 더욱 강하게 할 것이고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 될 거라 믿어."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보다 이 세상에 중요한 것은 없어. 나는 충분히 사랑받고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니까."

일기 쓰기나 감사노트, 충분한 휴식과 운동, 여행과 취미생활, 영양가 많고 건강한 음식 섭취, 성취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는 것 등, 우리의 자존감을 향상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스스로에게 의식적인 행복을 부여해 줘야 하는 것이다.

매일의 일상생활 속에서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를 달고 사는 우리.

내가 강도 높은 부정적인 필터링을 가지고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인식하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를 비난하며 완벽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일이다.

내가 나에게 친절한지, 나는 얼마나 나의 마음을 토닥여 주고 있는지 자문해 보길 바란다.




오랜만에 온라인 한인 마트에서 마른오징어를 주문했다. 미국에선 한인 마트가 아닌 이상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있는 편이라 이렇게 한 번씩 주문해서 사 먹곤 하는데, 인덕션을 사용하는 관계로 굽지 않았다. 휴대용 가스버너가 있기도 하고,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으면 갓 구운 것처럼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그렇게 하면 온 집안에 오징어 냄새가 배어서 그냥 굽지 않고 먹는 편이다. 7년 내내 이렇게 먹었더니 이것도 나름 적응이 됐는지 나쁘지 않다. ㅋㅋ


역시 마른오징어엔 맥주가 빠질 수 없으니 내 최애 맥주 무스 드룰을 꺼냈다.


지금 월요일, 만우절 저녁 7시 37분. 한국 시간 화요일, 오전 9시 37분.

오징어를 질겅거리며 맥주 한 모금.

로또(파워볼) 일등 되는 상상을 하며 실실 웃는다.


여러분, 모두 파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김치찌개와 소주(Soju)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