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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Jan 29. 2021

「소울」 어디서 보셨어요?

영화  「소울」 포맷별 관람 후기

영화 「소울」을 여러 관에서 관람한 후 남기는 감상입니다. 아직 「소울」을 안 보신 분들에게, 혹은 N차 관람 예정인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돌비]


「소울」은 돌비 시네마에 최적화된 영화다. 개인적으로 돌비 시네마에 가장 적합한 영화 또한 「소울」이라 생각한다.


선명한 색채와 명암은 소울의 영상미를 완성한다. 불분명한 무지갯빛 경계를 가진 영혼들의 몽글몽글한 느낌을 온전히 느낄 수 있고, 파란색 보라색 노란색 분홍색으로 이루어진 파스텔톤 'The Great Before'의 산들산들한 보드라움을 만질 수 있을 것만 같다. 선명한 명암대비는 'The Great beyond'의 광활함을 극대화해 관객을 압도하며(순간 말문이 막히고 가슴이 쿵- 내려앉을 정도), 어두운 조명이 주는 분위기를 살려 울려 퍼지는 재즈를 만끽할 수 있게 한다.


특히 가장 놀라운 장면은 도로테아의 등장 신이다. 빛을 받아 빛나는 색소폰은 실물과 다름없고, 도로테아의 옆모습을 표현한 곡선은 마치 사람의 것인 양 극사실주의로 표현된다. 실제 재즈 연주를 눈앞에서 보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발전한 애니메이션 기술도 대단하지만, 그 기술을 모두 담아내 표현하는 돌비 시네마에 감탄한다.



돌비 시네마의 사운드 또한 흠잡을 곳 없다. 날카롭고 정교한 사운드는 재즈의 섬세한 선율까지 전부 담아내어 전달하며, 온몸을 감싼다(이게 바로 돌비 시네마가 말하는 극강의 시네마 사운드가 주는 경이로움인 것 같다). 마치 재즈 쿼텟의 일원이 되어 함께 연주를 하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을 자아낸다. 귀에 쏙쏙 박히는 대사 또한 무척 마음에 들었다.




여기서 잠시, 돌비로 관람한 영화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지만 개인적인 감상을 말해 보자면,


먼저 소울 다음으로 인상 깊었던 영화는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다.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의 자랑인 색감과 미장셴은 돌비에서 최고로 빛을 발한다. 눈이 아플 정도로 화려한 색채들의 향연은 스크린을 뚫고 나와 관객을 홀린다. 빵빵하게 흘러나오는 힙한 음악들은 흥분과 재미를 더한다.



둘째로 「포드 v 페라리」.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돌비 영화다. 영화 개봉 당시 이미 IMAX, 4DX, 2D의 포맷을 모두 경험한 상태였으나, 돌비에 쏟아지는 극찬에 기대감을 부풀린 후 영화와 만났다. 너무 작은 화면과 생각보다 감동적이지 않은 사운드에 실망만 가득히 채운 뒤 영화관을 나섰다. 아이맥스의 압도적인 스크린과 웅장한 사운드를 통한 몰입감을 따라올 수 없었고, 시동을 걸 때마다 엉덩이에 시동이 걸리던 4DX의 재미 또한 돌비에는 없었다. 결론적으로 「포드 v 페라리」 최적화 포맷은 켄 마일스와 함께 스포츠카에 타고 달리는 기분이 들 정도의 생동감을 경험할 수 있는 아이맥스다. (그런 의미에서  「포드 v 페라리」를 아이맥스나 포디로 재상영 해준다면 상영 기간 내내 매일매일 보러 갈 자신이 있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엄청난 명작이라 극찬을 받지만 개인적인 취향에 맞지 않아 길게 언급할 내용은 없지만, K가 데커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폐허 신은 인상 깊다. 눈을 뚫어버릴 듯한 주황에 압도되어 순간 숨이 멎을 것만 같은 경험은 흔히 있는 일이 아니기에.


안타깝게도 「라라 랜드」를 돌비에서 관람하지 못했다(이게 말이 되는가 싶지만... 언젠가 기회가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




[2D]


1차 관람을 최고 포맷인 돌비 시네마로 하고 나니, 일반관에서 관람하는 「소울」은 TV를 보는 듯했다. 화질도 좋지 않고, 대사나 노래도 귀에 쏙쏙 들어오지 않아 감동이 절반쯤 감소했다.


그러나 2D 일반 관람 또한 적극 권장하고 싶다. 「소울」은 보면 볼수록 좋아지는 영화라 생각하기에, 매번 특별관을 찾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일반관 관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관에서 내용을 미리 파악한 뒤 돌비 시네마로 관람한다면, 영상과 음악에 더욱 집중하여 돌비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측면에서의 이유기도 하다.




[우리말 녹음]


「겨울 왕국 2」 이후로 웬만하면 더빙도 보려 노력한다. 물론 엄청난(?) 각오를 미리 하고 가지만.


이번엔 너무 일찍, 그것도 주말에 우리말 녹음을 보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그릇된 선택이었다. 아이들이 있을 것이라 예상도 하고, 어느 정도의 관크도 각오했지만, 정도가 심했다. 「소울」 시작 전 상영된 「토끼굴」이 나오자, 소울이 아니라 웬 이상한 토끼가 나오냐는 아이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막상 소울 시작되어도 쉬이 조용해지지는 않았다. 소울은 어른들의 영화이기에, 아이들은 금세 지루해졌고, 언제 끝나냐, 이게 뭐냐, 재미없다는 어린이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중간에 화장실을 가야 하는 어린이들을 둘러업고 뛰어나갔다 들어오는 부모들이 줄을 지었고, 처음부터 계속해서 팝콘을 먹는 딸을 제지하지 않는 노 마스크 애비도 있었으며, 지루해서인지 신이 나서 인지 좌석을 발로 쿵쿵차대는 바람에 (하필 아이들 다리 길이가 앞좌석을 차기 좋게 딱 맞을게 뭐람) 도저히 영화에 집중할 수 없었다.



각설하고, 우리말 녹음에 대한 기대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제아무리 날고 기는 성우를 데려다 더빙을 했다 한들 영어로 이루어진 디즈니와 픽사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초반의 어색함을 적응하고 나면, 더빙도 재밌게 볼 수 있다. 일단 가장 큰 장점은 자막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자막에서 벗어나면 더 많은 것이 보이고 들린다. 우리나라 언어와 자연스러운 의역도 더빙판에서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여러 번 보고 색다른 관람을 하고 싶다면 우리말 녹음도 추천한다.



덧, 영화를 검색하면 우리말 녹음 성우들 이름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국어 더빙>

박영재 - 조 가드너 역

사문영 - 22 역

권창욱 - 문윈드 역

전숙경 - 테리 역

김서영, 김광국 - 제리 역

최수민 - 리바 가드너 역

서반석 - 데즈 역

박성영 - 라먼트 "컬리" 베이커 역

이진화 - 도로시아 윌리엄스 역

한신 - 폴 역

이나경 - 코니 역

하성용, 김보나 - 제리 역

한경화 - 멜바 역

이계윤 - 룰루 역

한경화 - 게렐 역

장미 - 미호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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