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권력이다

모두가 감정을 표현할 자유를 가진 건 아니다

by Sophia

감정은 권력이다.


모든 인간은 감정적이다.

다양한 감정이 있고, 그것을 적절히 드러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사회를 유지할 수 있다.

진화적으로 봤을 때, 감정적이라는 것은 명백하게 인간의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거래를 할 때에도,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피하거나, 단순한 호감을 드러낼 때에도 감정을 사용한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감정의 사용이 참 까다로워질 때가 있다. 나는 특히 조직에서 ‘부정적인 감정’이 직급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여 짐을 느꼈다.


직장에서 누구 목소리가 가장 큰지를 들어보면 이해하기 쉽다.

사장의 고함소리, 부장의 짜증, 과장의 한숨.

중요한 것은 각기 다른 사람 입에서 나오는 고함과 짜증, 한숨이 동시에 들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사람보다 직급이 낮은 사람들은 불쾌함과 억울함을 참는다. 감정을 맞부딪히는 순간 하극상이 되거나 충동적인 문제아로 낙인이 찍힐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정적이다’라는 평가는 리더보다 일반 구성원에게 더 치명적이다.


직급이 높은 사람은 쉽게 주변 사람의 기분을 망치기도 하지만, 마음을 풀어버리게 강제하는 경우도 있다. 화를 불같이 낼 때는 언제고,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와 담배 한 대 피우러 나가자거나, 술이나 한 잔 하자면서 '다 널 위해 하는 말이었다고', '잘해보자'며 어깨를 툭툭 치기도 한다. 혼을 낸 부하를 이렇게 잘 다독이고 챙긴다는 자기 위안을 하면서. 그러면 또 그 직원은 마지못해 미소를 지어야 한다.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권한, 상대방의 감정을 바꾸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한 모두 직급에 따라 달렸다. 직급이 높을수록 감정을 쉽게 표출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쉽게 회수하려고 시도한다. 조직에서는 그것이 비교적 쉽게 용인이 되어 왔다.

즉, 조직에서 감정은 권력이 된다.



진짜 권력은 감정을 함부로 다루는 것이 아닌, 감정의 조절능력에서 나온다.

다른 것 보다도 내가 감정에 집중했던 이유는 감정의 표출에 대한 자유 혹은 상대방을 배려한 감정 표출의 자제 행위가 조직문화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Daniel Goleman은 좋은 리더와 탁월한 리더를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는 ‘Emotional Intelligence’라고 말한다. 높은 수준의 정서지능을 갖춘 리더들의 조직은 목표대비 약 20% 정도 초과 성과를 달성한다. 성공적인 리더들이 갖추었다는 정서지능은 단순이 감정에 민감한 것만이 아니다. 자기 인식, 자기 조절, 동기부여, 공감을 포함한 사회적 기술을 의미한다. 즉, 자신의 상태를 잘 이해하고 행동과 말을 조절하며, 상대방의 상태 역시 잘 살피는 상당히 고차원적인 심리적 기술을 일컫는다. 이러한 리더의 역량은 조직의 분위기와 성과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장기적인 비전이나, 지능지수, 사무적인 행정 기술이 아닌, 정서지능인 것으로 나타났다.(Daniel Goleman, 2004. What makes a leader?, Harvard Business Review) 그러나, 많은 조직에서 이러한 역량을 후순위로 두거나 전혀 평가에서 고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스스로 성장에 한계를 긋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서지능의 특성을 보면, 감정은 확실히 권력이 될 수 있다. 효과적으로만 활용하면 구성원의 동기부여, 성과창출까지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무기이다. 그러나, 많은 조직에서 이 무기를 제대로 쓰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거나,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권력이라는 것은 리더 본인의 '감정 표출 권한'을 조절하는 힘이라고 볼 수 있다.


조직에서 권력의 평등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처럼, 감정의 평등도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조직에서 추구하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감정을 드러내는 수준을 서로 맞춰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다양한 소통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아이디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개선되는 프로세스. 그것이 가능한 조직은 정서적인 안정이라는 전제 조건이 충족된 조직일 가능성이 크다.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서로 감수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의 선에서 솔직하게 드러내야 하는지? 감정에도 그 기준이 있다면, 많은 조직에서 원하는 ‘자유로운 소통’ 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