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검사 하고 싶어서요.
지능검사'만' 하신다고요?
몇 년 전부터 지능검사 문의가 부쩍 늘었다. 전에는 종합심리검사(보통 풀배터리라고 말한다)를 할 때 지능검사를 하곤 했다. 종합심리검사 안에 그림 검사, 지능검사, 기질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전반적인 발달과 심리 정서의 평가를 위해 검사한다.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MMPI(다면적 인성검사), SCT(문장완성검사), TCI(기질검사) 등을 함께 한다. 이유는 아이의 발달과 심리 정서에 영향을 주는 양육자가 어떤 사람인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능검사 하려고 하는데 예약되나요?
지능검사 '만' 하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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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능 검사 '만' 하시나요?
영재교육 센터에 들어가려면 웩슬러(지능검사도구 이름)로 검사해 오라고 해서 문의를 한 것이었다. 심지어 지능검사를 여기저기서 2~3번 한다는 말도 들었다. 이유는 첫 번째 검사에서 지능이 높게 나오면 상관없는데, 낮게 나오면 다시 다른 곳에서 또 하는 것이다. 이미 한 번 해봤기에 익숙해서 조금 높게 나온다고 2~3번 해보라고 누군가 팁을 주었다고 한다. 뭐라 답을 해야 할지 몰라 약 10초간 정적이 흘렀다.
또 다른 분은 아이가 이과형인지 문과형인지 지능검사를 하면 알 수 있다고 해서 문의했다.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의대를 보내야 할지 법대를 보내야 할지 지금부터 준비하기 위함이었다. 역시 뭐라 답을 해야 할지 몰라 정적이 흘렀다.
최근엔 육아 방송을 보고 어느 연예인의 자녀 지능이 상위 몇 프로라고 나와서 문득 우리 아이는 몇 프로나 되나 알고 싶어 연락한 분들도 있었다. 공부 가르치다 열받아서 머리가 나쁜가 알아보고 싶다는 이유는 그나마 정적이 덜 흘렀다.
지능검사 '만' 하지는 않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지능이 알고 싶다면 종합심리검사를 하길 권유했다.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 기질, 심리정서의 상황을 고려하여 영재교육 센터든 뭐든 선택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지능검사 결과 하나 보다는 다각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아무리 친절하게 설명하여도 돌아오는 답은 대부분 거절이었다. 이런 말을 들어주면 그나마 고마웠다. 지능검사'만' 되는지 묻고 끊는 경우가 더 많았다. 아주 가끔 나의 제안을 받아들여 종합심리검사를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정말 정말 정말 가끔이었다. 거절의 답을 듣고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푸념하듯 혼잣말을 한다.
지능을 알고 싶어 하기보다는 아이에 대해 알고 싶어 해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