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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혜 Jul 12. 2023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놀이치료실에서 만난 자폐스펙트럼 친구들을 기억하며 

우영우와 최수연


너는 밝고따뜻하고착하고다정한 사람이야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동기 변호사 최수연이 별명을 원하자 이렇게 말했다. 손 힘이 약한 우영우에게 물병을 열어주고, 좋아하는 김밥이 구내식당에서 나오면 알려준다는 최수연. 동기들이 놀릴 때 도와주고, 바뀐 시험 범위와 강의실을 알려주었던 최수연. 그녀는 이런 배려를 봄날의 햇살이라 여기고 있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 때 애청자로서 우영우 관련 영상과 기사를 많이 보게 되었다. 많은 매체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현실에서 만나기 어려운 자폐 스펙트럼 인물이라는 공통된 기사를 읽었다. 자폐 스펙트럼 자녀를 기르고 있는 분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언어치료사 등 다양한 사람들도 주인공의 천재성은 드라마니까 만들 수 있는 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놀이치료실에서 만난 자폐스펙트럼 친구들을 기억하며 "설정"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중 한 예능을 보면서 드라마가 주는 감동보다 더 큰 울림이 있었다. 자폐 스펙트럼 자녀를 기르고 있는 한 아버지가 예능에 나와서 이런 말을 했다.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지만, 아쉬웠던 점은 우영우의 "설정"이 아닌 주변 사람들이었다고. 우영우 주변에 다 천사밖에 없는 것이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주변 인물이 하나 같이 다 너무 착해서 비현실적이라고. 


그 아버지는 장애인 주변 사람의 롤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으로 본다고 하며 이야기를 마쳤다. 


장애인 주변 사람으로 나는 어떤 인물일까. 나는 어떤 이웃인가. 

혹시 봄날의 황사는 아닌가... 봄날의 미세먼지는 아닐지 돌아본다. 

놀이치료를 하는데 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놀이치료실 밖에서 어떤 주변 인물 일지 확신이 없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결심을 한다. 그들과 그 가족들에게 봄날의 햇살 같은 이웃이 돼야지.

봄날의 햇살 김지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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