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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혜 Jul 13. 2023

충만한 사귐으로 MBTI를 넘어서다

MBTI가 뭐예요?

놀이치료실에서 초등학생들이 묻는다. 
선생님 MBTI가 뭐예요? 
어? ESTJ요? 말도안돼.
선생님은 F 일줄 알았는데....
내 마음도 잘 알아주고, 착하게 말하고.     


여기저기에서 MBTI가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ESTJ라고 대답하면 그 모임에서 나를 김지혜라는 사람으로 알아가는 것이 아닌 ESTJ의 유형으로 이해하는 것을 자주 경험한다. “역시 지혜는 J라 계획적이야, 우리는 F잖아 T와 다르게 감정이 풍부해”와 같은 말을 듣기도 한다. 내가 과연 J일까? 대체로 계획적이지만, 즉흥적일 때도 많고, 세운 계획을 미루다 미루다 막판에 간신히 끝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성적인 사고를 많이 하지만, 감성이 풍부한 순간도 많다.      

  

또 다른 모임에서 “지혜는 E라서 엄청 활발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얌전하네, 어떤 질문을 하고 역시 S는 이런 뜬금없는 질문에 답을 안 하고, 태클을 걸지”라고 말을 듣기도 했다.      

  

대학교 1학년 교양과목 시간에 처음으로 MBTI를 알게 되었다. 정말 신기하고, 인간의 유형에 대해 이렇게 잘 나눌 수 있을까 감탄했던 때가 있었다. 빠르게 다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거나, 그 사람은 왜 저렇게 말할까? 이해되지 않을 때 MBTI가 해결점이 되기도 했다.      

   

대학교 이후로 대학원, 직장, 교회에서 워크숍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MBTI는 인간을 이해하는 수많은 방법의 하나라고 이해되었다. 이유는 개인적으로 친분을 나누고, 친밀해지면서 잘 알게 된 사람은 MBTI를 몰라도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게 되기 때문이다.      


같이 밥을 먹고, 놀러 다니고, 웃고 웃으면서 삶을 나눌 때 서로가 누군지 알게 된다.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충분한 사귐이 있어야 한다. 친밀해진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MBTI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그 사람의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가장 나다움은 충분을 넘어 충만한 사귐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나타나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너의 MBTI보다
놀면서 보이는 눈 빛, 표정, 마음 빛, 몸 짓, 목소리....에
 더 관심이 많단다. 
충만한 사귐으로 서로를 알아가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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