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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는 행복할까

7세 고시

by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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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고시

초등학교 입학 예정인 만 5,6세 아이들이
유명 영어학원 입학을 위해 치르는 시험
(KBS 추적 60분 7세 고시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 중에서)



"7세 고시" "4세 고시" "라이딩 인생" 등 2025년 2월 처음 듣는 말이 많다. 아직 아기 티가 나는 미취학 아이들이 대학생들도 어렵다는 문제를 풀고, 의대에 들어가기 위해 초등학생 때부터 올 케어반에 들어간다. 전문가는 지적 학대라고 말하지만, 학원에서 학원으로 향하는 엄마의 라이딩 스케줄은 점점 빡빡해져만 간다.




지적 학대를 하는 사람이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라는 것에 슬프고, 안타깝다. 물론 부모들은 아이의 인생을 위해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 것이다. 방송을 보며 상담센터에는 만난 아이들이 생각난다. 분노와 불안, 우울과 압박감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원 특강이 있으면 상담에 오지 않았다. 주최할 수 없는 스트레스에 자해를 하고, 원형 탈모가 생겨도 기말고사 대비반에 꼬박꼬박 들어가서 살인적인 공부 스케줄을 해내야만 했다.



요즘 어떻게 살고 있니
그냥 쥐어짜면서 살아요

지금 쉼이 필요해
쉬면 나중에 숙제 많아져서 더 힘들어요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도 힘든데....
그냥 하는 거예요 어차피 선택권은 없어요

지금 멈추고 아이를 돌봐야 할 때입니다
다 이 정도 해요 오히려 저흰 적은 편이죠
더 많이 하는 아이들도 많아요

진짜 위태위태해요
그럼 기말고사 끝나고 생각해 볼게요.




7세 고시 방송을 보면서 스쳐 지나간 대화들이다. 대부분 기말고사 끝나고 상담센터에 문을 두드리지 않으셨다. 연락을 주신 분들도 방학 특강 스케줄로 아이들을 한 두 번 간신히 만났다. 아이들의 마음도 미래도 걱정이다. 대부분 대학만 가면 부모에게 고마워할 것이라고 철떡 같이 믿고 있었다. 또 아이의 미래는 지금 부모의 정보력과 라이딩 삶에 달려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니 필자의 말은 쓸데없거나 딴 나라 이야기다.




놀이터에서 땀을 흘리면서
노는 시간이 필요해요

흙으로 집을 만들고
나무로 탑을 쌓는 시간이 필요해요

운전 석 백미러로 보는 시선 말고
마주 앉은 시선이 필요해요

아이의 학습 보다
아이 자체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이해하기 어렵지만 실천은 더 어려운 제안이다. 아니 불가능하다. 그래서 상담 센터에 한두 번은 오지만 오래오래 만나지는 못한다. 아마도 아이에게 도저히 줄 수 없는 것을 필요하다고 하는 필자의 말을 듣기 싫었거나 힘들었거나 일 것이다.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경우는 필자의 말이 맞는 것 같고,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을 안다고 하면서 나중에 뒤쳐질까 봐 불안해서 라이딩 삶을 놓지 못하는 부모였다. 이런 부모들은 잊힐 만하면 연락하고 잊힐 만하면 연락을 한다. 양육상담을 하면서 라이딩 삶을 놓지도 못하면서 이게 진정 아이의 행복일까 하는 의심이 든다는 것이다. 점점 필자가 말하는 삶 쪽으로 바꾸고 싶다고도 하였다. 경험으로는 바뀌는 데 꽤 오래 걸리고, 바꿨다가 불안해서 다시 라이딩 삶으로 가기도 한다. 아직 결론은 모른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다음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제기차기 과외하는 제이미는 행복할까

뒷 좌석에서 엄마의 등을 보는
제이미는 행복할까

정말 대학 들어가면 고맙다고 할까

제이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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