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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beginning

프롤로그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누군가는 말했지만

인생은 망설임의 연속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생각만 할 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일들이 천지다.

흠...... 혹시 나만 그런가?

그 망설임 때문에 그 흔한 블로그 하나 못 만들었다.


그런 주제는 이제 신선하지 않아.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고.

지금 하는 일에도 치어 살면서 정기적으로 블로그 업데이트에 신경 쓸 자신 있어?

시작만 하고 꾸준히 하지 못 할바에야 시작하는 의미도 없지.

......


그런 내가 이 브런치라는 공간에 글을 쓰기 시작한 건,

내가 내 남편과 함께 했던 그 6개월 여행의 기억의 끝자락을 잡고 싶어서이다.

내게 너무나 소중했던 시간, 그 기억들. 정말 꿈같이 지나가버린 순간들.

이렇게 생각만 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중에 너무 후회할 것 같았다. 참 바보 같았다고 생각할 것 같았다.

뭐든 해보자. 그냥 시작해보자.

그래, 내가 어렸을 때무터 글 쓰는 거 좋아했는데...... 특히 시를 많이 썼었다.

언젠가는 그 시들을 묶어 시집을 내고 싶었더랬다. 나중엔 그 시들이 꽤 유치하게 느껴져서

실행에 옮기진 못했지만......


대학 졸업 후 좀 더 깊은 음악공부를 위해 독일로 왔고, 언제까지 그곳에서 살 거냐는 엄마의 불평을 뒤로하며

공부가 끝난 후에도 독일에서의 삶에 매력을 느껴 지금까지 이곳에 머물게 되었고 지금 나의 남편이 된 그도 만났다.


2016년 여름, 아빠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나의 세상을 뒤흔들어 놓았다. 마치 내가 보는 세계가 거꾸로 선 느낌이었다. 너무 어지러웠다. 난 이 모든 걸 그저 세월에 묻고, 마치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듯이, 그냥 이대로 계속 살아갈 순 없었다. 지금껏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한 의구심과 죄책감이 나를 짓눌러, 버틸 힘을 모두 빼앗아가 버렸기 때문에.

2017년 가을, 결국 남편과 의논하여 직장에 이해를 구해 1년 무급휴가를 내고 여행을 떠났다.

그 시간의 반은 세계를 여행하고, 그 나머지 반은 엄마 옆에 있어드리기로......


그로부터 벌써 2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때 그 여행 이야기를 기록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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