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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icunca비니쿤카(1)

무지개산 Rainbow mountain 트레킹 (오르기)

다시 쿠스코로 기차를 타고 돌아오니 어느덧 밤이 되었다

오늘 쿠스코는 날씨가 좋다


마추픽추를 보고 내려와서 저녁 기차로 다시 쿠스코로 돌아와 다음 날은 쉬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이 무지개산 투어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했다. 이미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들을  읽으며 너무나 가고 싶으면서도 겁이 많이 났다. 해발 4000-5000 미터에서 왕복 4시간을 걸어야 한다. 그게 얼마나 힘들지  가늠이 안 갔다.

하다못해 가는 것을 말리는 블로그가 더 많았다.

우린 결국 가기로 결정했고 그 대신 난 말을 타기로 했다. 가다가 중간에 돌아오는 사람들도 있단 얘기에 정말 겁이 났기 때문이다. 나도 그리 트레킹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므로... 게다가 고산병 경험까지 있지 않은가.

쿠스코에 널려 있는 여행사들 중에 한 여행사에서 비니쿤카 투어를 예약했다. 내일 새벽  출발이다. 4시 반에 우리 호텔로 데리러 올 미니버스를 타고 비니쿤카에 도착해 다른 사람들과 다 함께 제공되는 아침을 먹고  무지개산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저녁에 다시 쿠스코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2월 중순이라 해발 4000미터는 날씨가 매우 춥다고 해서 든든히 몇겹을 껴입었다.  5개월 동안 필요한 것들을 15킬로 배낭에 모두 담아야 했으므로 두꺼운 패딩점퍼 같은 건 없다. 대신 돌돌말면 아주 작은 부피로  줄어드는 경량 패딩 점퍼와 트레킹(등산)용 점퍼를 함께 껴입으면 따뜻하다.

여러 여행사들에서 투어를 온다


출발 준비. 저런 지팡이도 하나씩 나누어 주는데 걷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


베이스 캠프와 집들. 여기 사는 주민들이 존재한다


입구. 높이 인증. 해발 4477미터에서 출발이다  

신랑이 찍어 준 사진. 나는 말을 타고 출발했다


나는 말을 타고 남편은 걸어서 출발했다. 같이 걸어주는 저 가이드 아저씨와 말에게 너무 미안했다.

하지만 말등에 타고 있는 나도 그리 편하지만은 않았다. 정말이다! 평평하고 좋은 길은  사람들이 걸어가게 놔두고 말은 항상 저런 진흙탕을 걸어가게 했다. 얼마나 흔들리던지 자세가 잘 안 나와서 허벅지와 허리에 엄청  힘을 주고 있어야만 했다. 게다가 오르막길이나 힘든 길이 나오면 말에서 내려 걸어가야 했다. 말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한단다.  정말 한발 한 발을 떼는 것이 얼마나 힘들던지......

말을 탄 것과 안 탄 것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었는지 다음엔 한번 다시 걸어서 가보고 비교해 봐야겠다. ^^

화장실. 왠만하면 안 가는 게 나아보인다

 

눈 앞에 펼쳐진 절경. 마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묵묵히 걸어가는 신랑의 모습


저리 안 좋은 길로만 가야 하는 말도 참 힘들었을 것이다

아직 겨울이라 눈이 많이 와 길이 무척 질척거렸다.

위에서 말했듯이 말과 사람이 가는 길이 달랐으므로 난 남편과 떨어져서 가야만 했다. 그래도 멀찍이 서로가 보이면 사진을 찍어두었다. ^^

두 손으로 안장을 꼭 잡고 있어야 했기에 사진 찍는 게 쉽지 않았다. 길이 평평할 때 재빨리 허리춤 지갑에서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얼른 다시 안장을 잡고, 그러면서 갔다.

가면서 보이는 광경은 어디서도 보지 못할 광경이었다. 마치 다른 행성에 와 있는 것 같았다.

눈이 곳곳에 쌓여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 산자락의 신비한 색깔과 분위기는 탄성을 자아냈다.

높이 올라갈수록 눈이 많이 쌓여있었고 구름과 안개가 가득해, 날씨는 매우 좋지 않았다.

걷기 점점 더 힘들어지는 오르막 길


까마득해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올라서 있는 저 언덕 오른쪽 까지 올라가야 한다

해발 5000미터 구간에 다다르자 모두 말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했다.

게다가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 무지개색을 볼 수나 있을지 걱정이 좀 되었다.

내 뒤를 따르는(^^) 많은 사람들


일단 우리는 5000미터에 도달한 기념으로 사진을 찍고 마지막 구간을 향해 걸어갔다.


모두들 힘들어 가다 쉬고 가다 쉬고를 반복


마지막 약 200미터는 정말 "마의 구간" 이었다.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한 발 한 발  떼는 것이 얼마나 힘들던지. 마치 땅이 나의 발을 잡고 안 놓아주는 느낌이었다. 정상이 눈 앞에 보이는데, 막상 내 발과 다리는 움직이지를 않는 신기한 경험!

몇 발자국 가다 잠시 쉬고, 몇 발자국 가다 또 쉬고를 반복했다.  




---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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