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라고 굳이 멀리 갈 필요 있을까? 1편 '몽 트랑블랑 유람기'
겨울이 지긋지긋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말을 매일매일 되새기며 나름 돌파구를 찾던 중, 남편과 함께 모든 책임에서 벗어난 일탈을 과감히 실행해봤다!
뭐 이렇게 말하니까 꽤 거창한 듯 들리지만, 사실 대단히 거창한 게 아니라 내가 사는 퀘벡주에서 탑 3에 드는 ‘관광지’ 중 하나를 구경한 후 현지 아는 사람만 안다는 ‘리조트’에서 푹~ 만 하루를 즐기다 돌아오는 짧은 여행 일정을 구상한 거다!
먼저 퀘벡 관광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 퀘벡주 탑 3 관광지’를 나열해보자면
1. 몬트리올-북미의 유럽이란 애칭을 갖고 있고, 꽤나 멋진 이들의 패션 구경 또한 쏠쏠한 곳.
2. 퀘벡시- 드라마 '도깨비'로 일약 한국인, 특히 젊은 처자들의 성지가 된 그곳.
3. 몽 트랑블랑- 돈 좀 있는 유럽 혹은 미국인들이나 타주인들의 은밀하면서도 쾌활한 휴양지자 스키리조트.
인데, 이 중 나는 몬트리올에 살고 있다.
퀘벡시(Quebec City)는 드라마 ‘도깨비’로 성지 아닌 성지가 된 듯한 느낌이 강하면서 나 또한 가끔 놀러 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일단 건너뛰겠고,
몽 트랑블랑(Mont-Tremblant)은 가을 단풍과 겨울 스키리조트로 유명한 곳이라 작은 곳임에도 따로 비행장이 있을 정도로 미국인들을 비롯해 주로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인데, 몇 년 전 배우 리암 니슨의 아내가 스키를 타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곳이기도 하단 이야기와 함께 오늘 언급하게 될 곳이다.
그럼 퀘벡주 소개는 이쯤으로 마치고, 본격적으로 몽트랑블랑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로 하자!
먼저 우리는 명소 몽 트랑블랑으로 향하기 전 브런치로 쌈박한 여행의 문을 열려고 했으나
시간 관계상, 남편의 심정 변화 관계상, 그곳 앞까지 갔다가 그냥 몽 트랑블랑행을 결정하고야 말았다.
거긴 후에 몽 트랑블랑 근처 스파 갈 때 들르는 걸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서 말이다!
그 결과 우린 스파로 향하는 익숙한 길을 지나 몽 트랑블랑에 도착했다.
여기서 나중에 이곳을 찾게 될 분들을 위해 주차 팁 하나를 드리자면,
조금 걸어 돈을 절약하실 분들은 몽 트랑블랑 관광단지 입구에서 약 3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무료주차장을 이용하시면 되고, 이왕 놀러 온 거, 돈에 구애받지 말자! 주의자들이신 분들은 하루 20불 주차비를 지불하는 대신 운 좋으면 바로 입구 코앞에(엊그제 바로 우리가 그랬듯!) 주차할 수 있는 가까운 유료주차장을 이용하시면 된다.
그렇게 주차를 하고 나면 보기에도 좋은 경치와 알록달록 예쁜 숙소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관광단지 입구를 곧 만나게 되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구경이 시작된다!
먼저, 일단 이곳은 관광단지라 들뜬 분위기가 압권인데 사람들 중에는 그런 흥분감을 통째로(?) 표출하는 사람도 있고, 애써 자제하며 눈알만 이리저리 굴리는 사람, 오늘 하루를 일말의 후회 없이 멋지게 장식하겠다는 의지로 결연해 보이는 사람 등등 다양한 표정과 분위기를 풍기는, 그런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부터 모든 게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우리 또한 그런 이들과 함께 묘한 흥분감에 휩싸여 프리 곤돌라에 몸을 맡기고 정상 가까이로 향했다.
그런데 예상치 않은 광경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그건 바로 스키 팀 경기가 열렸었고, 모든 경기를 마친 후 시상식이 거행되고 있었다는 그것.
수많은 참가자들과 그리고 우리 같은 구경꾼들이 빌리지를 메우고 있었고, 덕분에 우린 좋은 구경거리, 활기찬 기분을 더 만끽할 수 있었다는 행복한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됐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이런저런 구경을 어느 정도 마친 우리는 슬슬 배가 고파져 근처 식당을 찾았다.
몽 트랑블랑의 식당들은 가격도 좀 다른 곳에 비해 사악한 편이고, 주로 찾는 사람들이 관광객 내지 뜨내기다 보니 서비스도 가히 좋은 편은 아니라는 선입견을 깨듯 우리가 찾은 식당은 가격도 괜찮았고, 서비스도 괜찮았다! 게다가 맛 또한 꽤 괜찮게 느껴졌다!
특히 남편은 기대보다 괜찮았단 말을 거듭하며 행복해하기까지.
배를 채우고 밖으로 나온 우린 조금 의아해졌는데, 그 이유는 조금 전까지의 왁자지껄함이 마치 마법처럼 사라진 거리를 보게 돼서다.
'아니,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를 맘속으로 외치며 거리를 걷다 보니 여기저기 식당에 들어앉아 수다판을 벌이고 있는 이들이 속속 목격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럼 그렇지! 역시~ 사람은 다 때가 되면 먹어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눈도 간간이 내리고 이미 홀리데이 분위긴 만끽했으니 이제 남은 건 어서 숙소로 달려가 휴식을 취하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그전에 우린 남편이 오늘 우리가 갈 리조트를 결정하기 전 망설였던 이곳의 호텔과 스파를 한 번 구경하기로 했는데, 거긴 바로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페어몽 호텔 앤 리조트(Fairmont Hotel & Resort) 중 페어몽 트랑블랑!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날 스파엔 단 한 사람도 안 보였고, 마치 폐장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실내 역시 기대했던 것보단 그저 그래서 다소 안심(?)이 되었었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다!
그렇게 몽 트랑블랑을 잠깐 구경하고 우린 오늘의 메인 여정 에스테렐 리조트(Estérel Resort)에서의 시간을 기대하며 그곳을 향해 차를 움직였다! 를 끝으로 오늘의 이야기는 마쳐야겠다.
겨울만 되면 일상이 눈인 곳에서 눈을 사뿐사뿐 지르밟으며 조심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