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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Sep 29. 2022

북미의 파리, 몬트리올 이야기

캐나다에 16년 넘게 살다 처음 경험해본 개썰매 체험기


겨울을 너무너무 싫어하는 내가 캐나다 중에서도 가장 춥다는 퀘벡에 살게 된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너무도 길겠고...

고로 오늘은 제목대로 처음 경험해본 개썰매에 대한 이야기나 해볼까 한다.


내가 사는 몬트리올에서(사실 우린 몬트리올의 거의 북쪽 끝에 사는지라 한 5분만 올라가면 라발이란 지역이 나오고, 또 한 10분 지나면 벌써 외곽으로 빠진다는!) 한 40 여분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시골이라면 시골인데, 알기 쉽게 몬트리올에서 출발해 유명한 몽트랑블랑이라는 관광지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다 말하면 편할 듯하다!

몽트랑블랑(Mont-Tremblant)에도 역시 개썰매장은 있지만, 우리가 이곳을 택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가격(물론 시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만 우린 초짜라 20분 코스를 택했다!!)이나 소요시간에서 맘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른은 캐나다 달러로 55불, 아이는 35불인데, 참고로 몽트랑블랑은 거의 100불이 넘어간다.  


개썰매장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였나? 왜 동물의 외피를 저렇게 전시해 놓은 걸까 의아스러웠다.


30분 정도 일찍 오라는 말을 듣고 그보다 훨씬 일찍 도착한 우리는 주변을 구경하며 설렘을 다스리고 있었는데, 그날은 그야말로 혹한이라 바깥에서 기다리긴 너무 무리였고, 그럼에도 밖에서 놀고 싶어 하는 다미안을 겨우 달래 안으로 들어가 보니 꽤 쾌적한 휴게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카드게임도 하며 시간을 조금 때우다 시간이 돼 나가보니 벌써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운이 좋았던 건지 아니면 아이가 있어 우릴 배려한 건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 팀이 제일 먼저 개썰매에 오르게 되었다.

그래서 기대 가득하고 썰매에 올랐는데 운전은 남자들이 하는 거라고 안내인이 말하자 기꺼이 남편이 나섰다.

나와 다미안은 엉성하나마 포대기 위에 앉아 편하게 가는데 남편은 바람 쌩쌩 맞아가며 운전까지 하는 걸 보자니 미안한 맘 반, 그 와중 첫 경험에 정신없는 맘 반으로 일단 개썰매 시승이 시작됐다.



그런데 견공들이 왜 이렇게 힘이 없는 건지, 아니면 의욕이 없는 건지... 시속 한 5킬로 정도 되려나!

오죽하면 나와 다미안이 불어로 '빨리빨리'(Vite Vite!)했음에도 정말 쌩까는 견 패밀리.

중간쯤 가다 보니 돈이 조금 아깝단 생각이 솔솔 나기 시작했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다!

그럼에도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고 결국 끝은 나고 말았는데...

다음엔 돈이 좀 들더라도 긴 것으로, 게다가 타기 전에 힘 좋은 놈들인지 확인까진 안 되겠지만 최대한 살펴도 보고, 관리하는 사람에게 물어도 보고, 부탁도 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자기들도 고생은 했겠지만 그나마 털로 보호가 될 터이고, 우린 칼바람 맞으며 돈까지 내고 이 무슨 경우람!'

했던 게 처음 심정이었다면, 추워도 집안에 있는 거보단 햇살 좋은 야외로 나가 첫 경험을 우리 다미안과 함께 공유했다는 데 의의가 있으니 '이 아니 좋은가!~'란 만족감이 뒤따랐다!

그리고 첫 술에 배부르긴 어려우니 다음을 기약해야겠단 다짐이 곧 그 뒤를 이었고 말이다.


우리가 거의 드러눕다시피 한 썰매! 정말 볼품없다는...  

문제의 견 패밀리! 


*** 지중해 크루즈 여행 이야기 역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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