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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Oct 06. 2023

우리 동네 가을 풍경

스산함과 소담스러움을 동반한 풍경

가을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다.

날 낳아주신 우리 어머니도 가을에 태어나셨고, 나 역시도 가을에 태어났다.

가을은 스산하면서도 풍요로운 계절이고, 나와 어머니는 쓸쓸함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어머니께서는 어려서부터 사람이 북적거리는 걸 좋아하셨다고 하시는데,

반면 나는 정적이면서도 약간은 외로운 분위기를 좋아한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쓸쓸함을 느끼는 건 같지만 어머니와 나는 이렇게 많이 다르다.



요즘은 내가 선호하는 기온에 분위기까지 더해지니 산책을 할 때마다 절로 감탄이 나온다.

울긋불긋한 잎들의 향연은 덤이다.

오며 가며 보게 되는 모든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은 이곳에선 풍요로운 마음이 된다.

자연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이 되곤 한다.

이런 광경을 가족들과 함께 누리고 싶은 소망이 가득하지만 그게 불가능하니 우울해지려는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



어떤 집은 벌써 '핼러윈' 장식으로 집을 꾸며놓았다.

서둘러도 너무 서두르는 거 아니냐는 남편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개인의 취향이므로 반박은 안 하지만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저마다 즐기는 게 다르고, 저마다 원하는 게 다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가을은 이곳이나 한국이나 참으로 빨리 지나간다.

빨리 가려는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놓아주지 않을 요량이다.

적어도 남편과 여행을 떠나는 그날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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