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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Oct 16. 2023

이 가을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

'Legends of the Fall'

깊어가는 가을,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자연과 인생을 흠뻑 느끼고 싶을 때 감상하면 제 격인 영화가 있어 소개해 본다.  

이 영화는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는 1994년에 나온 영화다.  

정말 오래되었고, 여러 번 감상했지만 볼 때마다 감흥이 새롭게 되살아나고 감동이 물밀 듯 밀려오는, 내가 아주 많이 좋아하는 영화다.


대서사시적인 한 가정의 흥망성쇠와 가족애를 보여주는 내용도 감동적이지만 배경을 비롯한 주인공들의 미려함과 스펙터클한 장면들이 도무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 감상 후 알아보니 이 영화는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촬영상을 받았더라는.  

덧붙여 몬타나를 배경으로(실제로는 캐나다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하는 드넓은 초원과 자연의 멋스러움이 또 다른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이 영화는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하는데 기회가 닿는다면 소설도 꼭 읽어보고 싶다.


영화는 20 세기 초 미국의 한 퇴역 대령의 가계가 배경이다.  

윌리암 러들로우 대령은 인디언들을 말살시키는 미국 정부에 반대하며 몬타나에서 목장을 경영하며 평범한

삶을 시작한다.  그의 아내 이사벨은 무료한 시골 생활과 추운 겨울이 싫어 곧 가족을 떠난다.  

그에게는 아들 셋(알프레드, 트리스탄, 사무엘)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둘째인 트리스탄의 야성과 용감함을 아버지인 러들로우 대령은 가장 사랑한다. 

이쯤 관객의 입장에서도 미려한 브래드 피트가 맡은 이 배역에 심히 경도되고 만다는 사족을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첫째인 알프레드는 맏이답게 책임감이 강하고, 막내 사무엘은 두 형들의 사랑 속에서 착하지만 조금은 이상주의적인 천진난만함을 간직하고 있다.  

막내 사무엘이 대학에서 만난 약혼녀, 수잔나를 집에 데려오면서 굳은 사랑과 우애로 다져졌던 세 형제는 조 금씩 보이지 않는 갈등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럼에도 세 형제의 우애는 돈독하여 이상주의자인 사무엘이 세계 1차 대전에 참전하기로 결정할 때 나머지 두 형 역시 동생을 보호하기 위하여 함께 자원 입대하게 된다.  

약혼녀 수잔나는 목장에 남아 아버지 곁을 지키기로 하고 세 형제는 전쟁터로 향한다. 

하지만 일이 꼬이려고 형들의 보호에도 아랑곳없이 사무엘은 전쟁 중 전사하고, 트리스탄은 동생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집에 돌아오지 않고 방황하고, 알프레드는 집으로 돌아와 수잔나의 사랑을 구하지만 그녀는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러던 중 드디어 트리스탄이 돌아오고, 트리스탄과 수잔나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지만…


혹시나 나중에 감상하실 분들을 위해 내용에 대한 언급은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겠다.  감흥을 반감시킬 수가 있을 테니까 말이다. 

다만 이 영화는 내용도 방대하지만 상영 시간도 길고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 또한 심오하기 이를 데 없다고 개인적으로 여겨지는데, 영화를 아주 많이 좋아하시는 분들은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영화가 좀 길

고, 영화의 주제나 내용이 많이 무겁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듯하긴 하다.


나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관통하는 인간애와 우정, 그리고 인종을 초월하고 명분을 깨부수며 말로만이 아닌 실제적인 인간애를 실천하는 러들로우 대령의 사상에 흠뻑 매료되고, 진실한 사랑과 자아 찾기를 모색하며 본질에 충실한 주인공들로 인해 벅찬 감동과 강한 카타르시스를 매 번 경험하며 빠져들곤 했지만 말이다.


이 영화는 이 가을, 왠지 조그만 자극에도 바스러질 것 같은 영혼이 만약 존재한다면 그런 이들에게 확실히 큰 위안으로 다가올 수 있는 한 편의 영화라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내겐 그랬던 영화였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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