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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Feb 09. 2024

오래전 베를린 여행 9

베를린 '이집트 박물관'과 '파피루스 전시관'

이집트 박물관은 고대 이집트 예술 중 가장 세계적으로 주요한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곳 중 하나였다.  그곳엔 특별히 아케나톤왕 시대의 작품들이 다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케나톤왕의 왕비인 네페르티티의 흉상이 있었고, 그의 어머니였던 아멘호텝왕의 왕비인 이 왕비의 초상화, 또 유명한 '베를린 녹색 두상'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곳엔 아케나톤왕의 개혁으로 이집트는 일시적인 아마르나 예술(Amarna Art)이라는 예술의 자유를 만끽하기도 했었다는 정보도 있었다.


베를린 녹색 두상
네페르티티 흉상


그 밖에도 이집트 박물관은 고대 이집트의 다른 세대에 속하는 주요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조각상들을 비롯, 비석, 그리고 이집트의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는 기원전 4000 년부터 로마 제국 시대까지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아마 르나시대 때부터 한 번도 손질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된 네페르티티의 흉상을 비롯하여 왕족일가의 조각상들이 역시 특이함을 빛내고 있었다.  

최근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녹색의 돌로 만들어진(기원전 5백 년), 소위 베를린의 '녹색 두상'이라

고 불리는 작품이다. 


이집트 박물관과 파피루스 전시관은 원래 살로텐부르크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곳은 문을 닫았고, 당시엔 베를린-미트에 있는 박물관섬(Museum Islaland)으로 옮겨와 2005년 8월 13일부터 전시를 계속하고 있었다. 

후에  이집트 박물관은 신박물관(Neues Museum)에서 전시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었다.



박물관과 전시관을 방문하면서 들었던 감회는 이렇게나 오래 전의 유물들이 여전히 우리 눈앞에 보일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감개무량함, 오랜 세월을 간직해 온 그들의(물론 이집트인들을 말함.) 문화에 대한 자부심의 흔적, 그리고 과연 ‘역사란 무엇인가’란 내 안에서 피여 나는 경탄과 의문 등 실로 다양한 것들이었다. 


작품 하나하나를 보면서 분명 처음에는 그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마치 나 자신이 그 시대로 옮겨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쩔 수 없이 시간적 제한과 육체적 한계(그 많은 작품들을 일일이 다 신경 쓰고, 관심을 가지고 보기가 힘에 부치는 게 사실이었기에.)에 부딪혀 현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심정이 바로 나와 같지 않을까라는 거였다. 처음엔 감탄과 놀라움, 관심과 경이를 보이다가 곧 자신과는 너무도 아득한 먼 이야기로 느껴져 포기하고 싶어지는~ 뭐 그런 감흥 말이다.  

우리의 아름다운 궁궐이나 문화유적지를 돌아보며 그들도 아마 나와 유사한 감상에 사로잡혔을 거라고 거의 확신하게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정말 내가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고, 가 보지도 못한 곳의 문화일지라도 그것들을 보면서 뭔가를 배우고,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런 박물관 탐방을 멈춰서는 안 될 충분한 이유일 거라는 확신이 내게 몰아쳤다.  

동시대는 아닐지라도 우리는 과거를 통해 분명히 배울 게 있고, 또 그렇게 문화유산은 면면히 이어져야 하는 게 맞다는 것을 깨달은 것.  

우리나라 말에 존재하는 '얼'이 바로 그걸 집어주는 핵심코드가 아닐까 생각해 보면서 그들의 '얼'을 느껴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 '세계적 인간'에 가까워짐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박물관을 찾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시대와 문화와 장소를 떠나 만인에게 보편적으로 있는 정서, 그것의 공유 내지 교류 뭐 그런 거.  그렇게 물리적으로, 시간적으로 멀리 있는 이들과 공감을 느끼는 바로 그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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