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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Oct 04. 2022

지중해 크루즈 이야기 22

크루즈 여행 그 이후의 이야기 7

2022년 9월 8일(목)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 안 짐칸 모습.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서 로마로 올 땐 택시 픽업 서비스를 이용했었지만,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은 보다 경제적인 방법을 택해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 열차를 타기로 했다. 요금은 1인 14유로. 

호스텔에 도착했던 방법 그대로 호스텔에서 택시를 불렀고, 역시 지난번처럼 짐 하나에 1유로씩 지불해 테르미니역까지 토털 8유로를 지불했다.


이미 몇 번의 테르미니 기차역 경험이 주는 느긋함으로 우린 여유롭게 기차에 탑승했고, 짐칸 바로 옆에 자리를 마련해 앉을 수 있었다.

얼마 후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 도착했고, 생각보다 모든 건 수월하게 진행됐다.


그런데 그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해야겠다.

그러니까 그날 아침 일찍 눈을 떠 비행 편을 살피던 남편이 내게 말했다. "우리 비행기 3시간이나 늦게 출발하는 걸로 바뀌었는 걸!"

그럼 도착시간이 밤이 되다는 건데 오늘 안에 갈수만 있다면 뭐 어쩔 수 없지 그랬다. 동시에 바쁘게 서두를 필요가 없어진 건 분명 이득이었다.


예기치 않은 불편함을 초래한 대가로 체크인할 때 에어 캐나다 측에서 바우처를 줬다. 

1인당 10유로라는데 알고 보니 딱 그 금액은 아니고, 샌드위치 하나에, 디저트 하나, 그리고 음료수 하나 뭐 이런 조합을 주문할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 먹는 것보다 좀 더 여유로운 공간에서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음에 고마워하며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기다리는 시간이 좀 지겹지만 공항 여기저기를 구경하다 드디어 탑승을 시작했다.


비행기에 오르자 뭔지 모를 후련함이 밀려들었다.

여행을 마쳤다는 아쉬움에 마냥 서운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담담함을 넘어 어떤 안도감이 느껴졌다. 돌아갈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건, 기다리는 가족이 있다는 건 축복이란 생각까지 들었다.

'그래! 돌아갈 곳이 있어야 다시 떠날 수 있는 거겠지!'


한 달 보름쯤 지나 또 다른 크루즈 여행을 이미 예약해놓은 자의 호기 부림이라 한들 딱히 할 말은 없을 듯싶기도 하고, 이 말을 끝으로 용서를 구해야겠다.

다음엔 좀 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겠다는, 더불어 크루즈 예약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하겠다는 말로. 


전날 피렌체에서 돌아오는 길에 마주한 밤의 로마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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