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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Dec 07. 2022

태국 여행

치앙라이 여행 이야기 1 '낯섦 때문이었을까?'

다음날 또 일찍 눈을 뜬 우리는 오늘의 조식으론 또 뭘 선택할까를 가장 먼저 떠올렸던 거 같다. ㅋ 

어제와 같은 조식을 선택한 남편과는 다르게 난 어제의 코코넛 요구르트 대신 무 에슬리에 과일을 곁들여, 따뜻한 카푸치노에, 홈메이드 맹고 잼을 더한 토스트 한 조각에,  스크램블 두부를 주문했다.   



와우~ 보긴 많아 보이는데 별로 위장엔 부담을 주지 않는 아주 바람직한 조식!

게다가 맛 또한 좋아서 매우 인상적인 그런 아침식사를 기쁜 마음으로 마친 우리는 서둘러 체크아웃을 하고 친절한 그린 타이거 하우스의 스태프 분들의 도움으로 그랩 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그전에, 전날이었던 어제 이미 온라인으로 예매를 해 놓아서 편안한 마음으로 말이다. 

우리네 시골 버스터미널 같은 치앙마이의 버스터미널을 보니 갑자기 오래전 풍경들이 떠올랐고, 다소 노스탈직한 감성에 쌓여 주변도 돌아보고, 버스에서 할 군것질거리도 사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등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끝에 드디어 우린 버스에 올랐다. 

치앙마이에서 치앙라이까지 우리가 예매한 버스는  VIP버스라고 화장실까지 마련되어 있는 버스였는데 편도 한 사람당 280밧의 요금이었고, 버스 출발 후엔 작은 물병 한 개에 크래커까지 주더라~ 아주 많이 훈훈하게~  



대략 3시간 10분 정도 걸리는 치앙마이에서 치앙라이까지의 여정 동안 나는 만감이 교차했는데 이상스럽게도 센치멘탈 한 기운이 계속 나를 휘감아 오랫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감성에 휩싸이게 됐음을 고백한다. 뭔가 싸하면서도 편안한 그 기분, 많이 자주 떠올리게 될 거 같은 예감이다. 


드디어 백색사원으로 유명한 치앙라이에 도착하는구나~ 꿈에 부풀어 있던 중 우린 버스터미널 1에서 내려야 함에도 무슨 연유에서였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무작정 내려버렸는데 알고 보니 버스 터미널 2였고, 그 결과 줄일 수 있었던 택시비에 더 지출을 하긴 했지만 이 또한 여행의 낭만으로 치부했다. 


그리고 도착한 호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시설을 만끽하기 전 남편과 나는 다소 황당스러운 기분에 휩싸였는데, 그건 바로 최고급 호텔임에도 영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경험한 태국의 친밀감이 서먹함으로 다가왔다는 점 등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또 누군가? 우리끼리 잘 알아서 스스로 찾아 놀고, 먹는 커플이 아니던가? 체크인을 마친 우리는 호텔 곳곳을 돌며 탐색(?)에 들어갔고, 살짝 배고픔을 느껴 식당에서 전통 태국 북부 요리 까시 주문해 먹었는데 그건 아주 잘 한 경험인 듯싶다.

처음 보는 스타일과 음식들, 예쁨과 낯섦이 묘하게 공존하는 비주얼에 맛까지~ 꽤 만족스러웠던 식사였다.  



식사 후 다시 들른 인적 없는 수영장엔 어둠이 짙어오고 직원들만이 음악과 분위기를 즐기는 듯 보여 조금 안타까웠지만 그러면 또 어떠랴? 저런 낭만이 있다면 이런 낭만도 있는 것이지~하는 맘으로 고즈넉함을 즐겼다. 


그리고 치앙라이에서의 시간이 많지 않으니 선택적 관광으로 우린 그곳 나이트 바자를 구경하기로 하곤 택시를 불렀는데 첫 시도하는 남편의 그랩이 또 말썽을 부려(내 심카드는 그간 작동이 안돼 어젯밤 마야 몰에 가서야 전화기와 호완이 안 되는 심카드도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그 결과 데이터가 되긴 하지만 그랩은 남편이 맡기로 해서) 한참을 헤매고 나서야 그랩을 부를 수 있었다. 


그렇게 그랩을 불러 타고 중심가로 나온 우리는 주변을 둘러보다 황금 시계탑 시간에 맞춰 어두운 거리를 걷기 시작했는데, 뭔가 치앙마이와 닮은 듯 다른 그곳보단 치앙마이가 더 마음이 간다는 것에 합의하곤 어쩌면 이건 낯섦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는 허탈한 웃음을 짓게 됐다.  


구경을 마치고 간단한 챠콜 해산물 구이를 맛보고 호텔로 돌아온 우리는 내일의 놀라움을 기대하며 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바로 내일은 우리가 고대하고 고대하던 치앙라이의 명소 '백색사원'을 보러 가는 날!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다소 마음이 심란해지긴 했지만 또 그러면 어떠랴? 하는 맘을 간직한 채 애써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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