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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동분 소피아 May 31. 2016

아카시아꽃이 사랑이 되는 곳

귀농 아낙의 아카시아꽃 음료 만들기

사람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게 하는 촉은 어느 것일까.

내 경험으로는 향기, 냄새를 떠맡아 관장하는 후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렬한 것이야 보는 것이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섬세한 것의 아련한 기억은 후각이 아닐런지...

    

내가 귀농한 이곳은 울진 하고도 오지 산중이다.

한국의 스위스라 불리는 불영계곡 상류에 있으니 이보다 좋은 순 없다.     

5월은 장미의 계절로만 각인되어 다른 꽃들은 명함도 못 내미는 계절이다.

아카시아꽃 역시 장미의 독보적인 아우라에 가려 조명을 덜 받는다.

그러나 향기로라도 장미를 따라잡고 싶은지 몇 송이로 향기를 흘리는 장미와 달리 아카시아꽃은 떼로 향기를 결집시킨다.

그럼, 그윽한 향기를 지닌 아카시아꽃 음료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장미의 향기는 한송이로 강렬한 향기를 전달하는 꽃이지만, 아카시아는 무리 지어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은은한 향기를 전해주는 꽃이다 보니 마음의 동요가 오래 지속된다.    

우선 아카시아꽃의 효능을 보기로 하자.

아카시아꽃에 들어있는 로비닌 성분은 이뇨작용과 해독작용 등을 하고, 아카 세틴이라는 성분은 소염, 이뇨작용, 기관지, 천식, 염증성 여드름, 임산부의 부종, 만성 중이염 등의 치료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졌다.  

대도시에서야 아카시아꽃 보기가 하늘의 별보기보다 어렵지만 이곳 산골은 5월이면 자연향기가 “샤넬 넘버 5 향수“의 그 감미로운 향기를 넘나드는 아카시아 향이 진동을 한다.  

   

바쁜 농사철이기도 하고 이 글 저 글 써야 할 잡글도 밀려 있지만 바구니 들고 나섰다.

이곳이야 워낙 청정지역이지만 내가 나선 곳은 불영계곡과 맞닿아 있는 소광리 계곡으로 갔다.

금강소나무로 우리나라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울진 중에서도 소광리는 ‘500년 된 소나무’가 있어 더 유명한 곳이다.      

그 소광리 계곡 옆에서 채취를 했다.

아카시아꽃은 줄기를 훑어내고 꽃만 쓴다.

**아카시아꽃 음료 만들기

 *준비재료

아카시아꽃 300g, 레몬 3개, 설탕 250g, 물 1.5~1.8리터

그리고 레몬을 씻을 소금과 베이킹소다 조금이면 끝~~

주재료인 아카시아꽃은 차 등이 많이 지나가는 길가에서 채취하면 안 된다.

아카시아꽃의 경우, 씻게 되면 향과 맛이 많은 부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청정한 곳에서 채취하여 씻지 않고 그대로 쓰면 가장 좋다.

   

1. 레몬을 소금과 베이킹소다를 이용하여 깨끗이 씻는다.

농약의 잔류물을 제거하기 위해 물에 소금과 베이킹소다를 넣고 깨끗이 씻어준다.

2. 레몬 3개 중 두 개는 적당한 크기로 썰고, 나머지 하나는 조금 작게 썬다.  

(왼쪽 레몬은 조금 크게, 오른쪽은 좀더 작게!!)

3. 물 1.5~1.8리터를 준비한 용기에 설탕 250g과 레몬 2개를 같이 넣어 끓인다.

두세 번 반드시 저어주어 시럽 물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4. 물이 끓으면 불을 끄고 작게 썰어놓은 나머지 레몬 1개를 아카시아꽃 300g과 함께 넣고 잘 저어준다.

위, 아래로 뒤적뒤적 천천히 뒤집으며 저어준다.  

이때 아카시아꽃은 초록색을 띤다.

    

5. 물이 식으면 통째로 냉장고에 넣는다.

건강을 챙기는 일은 '기다림' 먼저 배우는 일이다.

식기를 기다려야 하고 숙성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기다림'이 훌륭했다는 표시를 자연은 한다.

식으면 아이보리색으로 꽃이 변하니 말이다.^^

5일 내외로 숙성하는데 이 시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그레한 색으로 변한다.  

이때 큰 용기를 냉장고에 넣기 어려울 때는 좋은 용기(터퍼웨어 등)에 담아 넣는다.

이때 용기는 새 것이 좋다.


다른 음식을 많이 담았던 용기는 용기에 배어있는 잡냄새로 인하여 아카시아 향을 보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6. 5일 정도 지나면 꺼내서 건더기를 체에 걸러주면 끝~~~     

아카시아 음료는 냉장 보관하여야 한다.   

만약 아카시아꽃을 채취해 오고 시간이 없으면 면포나 한지에 싼 다음, 그것을 다시 비닐에 싸서 냉장고에 보고하면 1주일에서 열흘 정도는 간다.


온가족이 산과 들로 나들이 갔을 때, 아카시아꽃을 조금 채취하여 만들어 마신다면  

시원한 여름의 터널을 건강하게, 그리고 향기롭게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귀농 주동자인 우리 집 남자에게 주었더니 우선 색에 반했고, 향기롭고 달콤하고 시원함에 반했다고 한다.

그래도 볼 줄 안다고 색에 아주 감동한다.

아카시아의 흰꽃에서 어떻게 저런 핑크색이 나느냐고^^....


아카시아꽃 두 송이 동동 띄워주었다.

그건 사랑한다는 또 다른 표현이다.

지금 첩첩산중에는 아직도 아카시아꽃이 찰랑거리던데 한 번 더 채취해서 만들어주어야겠다.     

그대도 아카시아꽃 음료로 온가족이 향기로운 6월을 맞이하시길...  

   

산골 다락방에서 배 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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