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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동분 소피아 May 29. 2016

봄에는 어수리나물 무침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른다 하여 붙여진 이름

어수리 나물 무침이라고 들어보셨어요?     

아이들을 자연에서 키우고 싶어 부부가 다 사표 쓰고 무식, 용감하게 귀농한 울진 하고도 깊은 산골인 이곳은 해발이 아주 높습니다.   

 


파스텔톤의 복사꽃이 물에 잉크 풀어지듯 하늘에 흩날릴 때쯤이 어수리를 먹을 때라고 알면 됩니다.

나의 둥지에서도 더 멀리 떨어진 야콘밭 끝에 어수리 나물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요.


밭에서 일하다 어둑어둑해져 오면 오늘 저녁 밥상에 올릴 어수리를 뜯으러 뛰어갑니다.

지천이 먹거리입니다.     


겨울의 터널을 최선을 다해 빠져나온 우리에게 고생했다며 등을 두드려주듯 향긋한 향기로 먼저 손을 내미는 어수리....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른다 하여 어수리라고 이름 붙여졌을 정도로 귀하게 여겨졌던 나물입니다.

어수리는 동의보감에 피를 맑게 해준다고 되어 있지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무기질, 비타민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고 하지요.

어수리에는 독특한 향이 있어요.

그 향기는 겨울에 잠자던 삶의 리듬을 깨워주기에 충분합니다.     

줄기에는 어린 아가의 솜털처럼 솜털이 도배되어 있지만 걱정 마세요.


솜털이 있다고 입속에서 거칠거칠한 느낌을 주지 않고 부드러우니까요.     

어수리 나물은 생으로 새콤달콤하게 부쳐서도 먹고요.


데쳐서 양념해 먹기도 하고요.

뚝배기 등에 어수리 나물밥을 해 먹어도 좋습니다.  

오늘은 막 뜯어온 어수리 나물을 흐르는 물에 씻어요.

그리고 고추장, 식초, 설탕 대신 저는 숨 쉬는 옛날 항아리에 오래 숙성한 산야초 발효액, 다진 마늘, 들기름, 깨소금을 넣고 무쳤습니다.


정 바쁘시면 마트에서 초장을 사가가 무치셔도 입안에서 풍기는 향이 우월하게 때문에 훌륭한 식탁의 주인이 될 것입니다.  

  

새콤달콤 맛이 잡곡밥과 어우러져 향긋합니다.

어수리 나물 무침!!!  

입안 가득한 향긋이 어스름 저녁에 노을을 본 것처럼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그대의 식탁에는 어떤 나물이 입안에 오랜 향기를 주는지요?


산골 다락방에서 배 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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