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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동분 소피아 May 24. 2016

겹꽃삼잎국화 나물은 시골밥상의 인기 품목

귀농 아낙의 봄나물 나들이

귀농하고 알았다.

지천으로 널린 것이 먹거리라고...

그것도 최상의 먹거리.     

겹꽃삼잎국화라고 하면 생소하겠지만 키다리 노랑꽃 하면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초등학생 때 방학 때마다 천안 병천의 할머니 댁에 갔었는데 할머니는 늘 이쁜 꽃밭을 가꾸어놓으시고 나를 기다리셨다.

    

꽃밭에는 국화, 달리아, 맨드라미, 채송화, 나팔곷, 분꽃, 해바라기... 등을 

심어 천상의 화단을 만들어 놓으시고 나를 기다리셨다.   

     

사실 그 시절 시골에서 이리 꽃밭을 만들고, 가꾸는 일이 쉽지 않았다.

먹고살기도 힘든 시절이었기 때문에 한 뼘의 땅이라도 있으면 곡식을 심어먹기도 바빴으니까.

(나의 할머니처럼 키를 고려해야 했는데 막구잡이로 심어 이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난 할머니의 그 꽃밭 덕분에 지금 이 나마 정서가 말라붙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그 정서를 팍팍한 서울생활을 할 때마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올리듯 그 촉촉한 정서를 길어 올려 건조하지 않게 살 수 있었다.   

  

서론이 길었다.

그 시절 보았던 키다리 노랑꽃 이야기를 하려 한다.

겹꽃삼잎국화를 키다리 노랑꽃이라고도 한다.   

  

꽃은 한여름인 7월에서 8월에 피는데 줄기가 아주 길다.

그 길고 긴 줄기 끝에 머리 모양의 노란 꽃이 핀다.   

  

잎이 삼잎을 닮았다고 하여 삼잎이고, 꽃이 겹겹이 겹쳐서 있다고 하여 겹꽃이다.

원추 천인국이라는 꽃과 유사하나 전혀 다른 꽃이다.  

나 역시 귀농 후,

할머니가 나의 정서를 위해 꽃을 가꾸셨듯이 산골 아이들의 정서를 위해 꽃밭을 아주 크게 만들어 정성 들여 가꾸었다.

    

겹꽃삼잎국화의 어린잎은 나물로 해 먹으면 좋다.

씹히는 감이 쫄깃하다고나 할까.   

  

겹꽃삼잎국화는 면역력을 강화시켜 주고, 여드름, 습진 등에 도움을 준다고 알고 있다.     

대부분의 나물이 데치면 씹히는 감이 부드럽기만 한데 이것은 약간의 쫄깃함을 느낄 수 있는 나물이다.


어린잎을 따서 끓는 물에 살짝만 데친다.

데칠 때는 소금을 약간 넣고 뚜껑을 열어 놓은 상태에서 데친다.   

  

소금을 넣으면 비타민C의 파괴를 막고 나물의 색을 유지시켜 준다.

끓는 물에 데치고 나면 바로 찬물로 2회 정도 헹구어 준다.   

  

나물을 너무 꼭 짜지 말고 적당히 짜야한다.

좋은 물 다 빠지기 때문에...

15년 된 집간장, 다진 마늘, 들기름, 깨소금을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준다.     

귀농하고 봄나물 중 질리지 않고 많이 해 먹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겹꽃삼잎국화 나물이다.

잘라서 나물을 해 먹고 나면 또 싹이 나온다.

    

귀농하고는 봄마다 자주 이 나물을 해 먹는다.

그러고 보면 귀농이 사람 만들었다고나 할까.^^     

비가 온다고 하니 비 오기 전에

한번 더 뜯어다 해 먹어야겠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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